4대강에 나타난 '큰빗이끼벌레'란? 美백과사전 찾아보니…

머니투데이 이슈팀 문해인 기자 2014.07.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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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L "단기적 수질개선 효과, 장기적으로는 수중 생태계에 영향 끼쳐"

큰빗이끼벌레 /사진='생명의 백과사전'(EOL) 제공큰빗이끼벌레 /사진='생명의 백과사전'(EOL) 제공


4대강 사업이 진행된 낙동강·영산강·금강 등지에서 번식이 확산되고 있는 '큰빗이끼벌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이 운영하는 '생명의 백과사전'(Encyclopedia of Life·EOL)은 "큰빗이끼벌레는 담수호와 저수지에 사는 태형동물(이끼벌레)의 일종"이라고 설명했다.

EOL에 따르면 큰빗이끼벌레는 민물 태형동물 중 가장 큰 종으로 60cm 이상으로 거대하게 자랄 수 있다. 큰빗이끼벌레는 끈적이는 갈색 반투명 덩어리로 대체로 수중 바닥에 붙어 살지만 물에 떠다니기도 한다.



EOL은 "큰빗이끼벌레의 원산지는 미국 미시시피강 동쪽 그늘 진 호수와 저수지"라고 밝혔다. 지난 30년간 텍사스·오레건·아이다호·워싱턴 등 미국 서부로 서식지를 넓혔으며 유럽, 아시아, 캐나다로도 퍼졌다.

EOL에 따르면 2010년 버지니아해양과학연구소는 "큰빗이끼벌레가 서식지 바깥에서 증식하는 데 대한 우려가 있다"며 "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EOL은 큰빗이끼벌레의 영향에 대해 "인간에게 큰 영향을 끼치진 않지만 큰빗이끼벌레가 많아지면 배수와 수도가 막힐 수 있으며 육지로 밀려올 경우 비린내가 난다"고 설명했다.

EOL은 또 "큰빗이끼벌레는 물 속 입자를 제거해 즉각적으로는 수질을 개선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깨끗한 물은 녹조 증가를 촉진해 광합성에 좋은 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큰빗이끼벌레의 번식은 수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환경단체는 큰빗이끼벌레의 증식이 4대강 사업이 진행된 하천이 오염됐음을 증명하는 지표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인철 녹색연합 평화생태국장은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 이후 강이 정체된 것이 녹조현상과 큰빗이끼벌레 증가의 결정적 이유"라며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수문을 상시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경윤 환경부 수생태보전과장은 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큰빗이끼벌레는 수질과는 관련성이 없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강에 댐이나 보 등 구조물이 설치되면서 유속이 좀 느려진 데다 올해 특히 가물어서 강의 유속이 저하돼 큰빗이끼벌레가 늘어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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