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한·중FTA 효과? 中관광객이 답이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4.07.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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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방한했다. 시장은 시 주석의 이번 국빈방문으로 2단계 협상이 진행 중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관세인하와 비교우위 품목들에 대한 수요 확대, 서비스 및 금융 개방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관세인하 및 비교우위 측면에서 전기전자 등 IT산업, 자동차, 화학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당초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코스피 시장에서 화학 업종은 0.93% 하락했고 전기전자 업종도 0.32% 빠졌다. 현대차, 기아차는 각각 1.08%, 0.72% 하락했다.

한국이 자동차, 석유화학, 가전 등에 대한 중국의 관세 철폐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한국의 농산물 개방을 요구하고 있어 실제 FTA체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시 주석의 방한을 반긴 종목은 따로 있었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여행객들이 자주 찾거나 귀국길에 구입해 들고가는 상품과 관련이 있는 종목들이 움직였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 중 상당수는 한국산 전기밥솥을 구입해 귀국하고 있다. 공항은 전기밥솥을 수하물로 보내는 중국인들로 넘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전기압력밥솥 업체 리홈쿠첸 (1,948원 ▼20 -1.02%)은 이날 6.84%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중국인들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신뢰는 각별하다. 한국을 찾는 이유 중 하나가 화장품 쇼핑을 위해서라고 말하는 중국인들이 많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업체로 중국 업체들에게 제품을 공급하는 코스맥스 (135,000원 ▲2,300 +1.73%)는 이날 처음 10만원대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국화장품제조 (26,350원 ▲150 +0.57%)도 9.98% 급등하며 52주 최고가 기록을 새로 썼다.


밀려드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면세점 특수를 맞은 호텔신라 (57,600원 ▲600 +1.05%)도 4거래일째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 속에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10만원에 바짝 다가섰다.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고성장을 꿈꾸는 종목들도 '훨훨' 날았다. 안경렌즈 업체인 삼영무역 (12,950원 ▲50 +0.39%)은 이날 5.36%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중국 안경렌즈 시장은 중국인의 소득 증가 및 고령화에 따라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삼익악기 (1,284원 ▲3 +0.23%)도 최근 4거래일 동안 6.8% 올랐다. 중국 악기시장이 앞으로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기관은 4일째 주식을 사들였다.

랑진송 중국전매대학 교수는 "중국 소비자들은 한국 드라마 속 배우 뿐 아니라 한류의 일상생활과 소품까지도 유심히 관찰한다"고 말했다. 실제 랑 교수는 지난해 한국 방문 시 한국드라마에서 봤던 로봇청소기를 사갔다.

한국 거리를 가득 메운 중국 관광객들의 손에 어떤 물건이 들려있는지 다시 한번 돌아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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