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LG이노텍, 2Q 전자 형님에 울고 웃고

머니투데이 정지은 기자 2014.07.0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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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실적전망 엇갈린 분위기…'갤S5' 판매 실망감 VS 'G3' 상승세 기대

삼성전기·LG이노텍, 2Q 전자 형님에 울고 웃고


전자부품 맞수인 삼성전기 (158,000원 ▲3,500 +2.27%)LG이노텍 (272,000원 0.00%)이 각 그룹사 맏형의 스마트폰 실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기가 '갤럭시S5'의 판매 둔화로 타격을 받은 반면 LG이노텍은 'G3'의 상승세에 활짝 웃는 형국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실적 전망에서 삼성전기가 하락세, LG이노텍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5개월간 양사의 2분기 실적에 대한 26개 증권사들의 추정치를 모은 결과 극명한 온도차가 났다.



◇실적 전망치 낮아진 삼성전기, 높아진 LG이노텍
삼성전기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2조93억원, 영업이익은 865억원이다. 삼성전기의 분기별 영업이익이 1000억원대에 못 미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지난해 4분기 395억원 영업적자를 제외하면 2012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지난 2월 '갤럭시S5' 출시 당시만 하더라도 삼성전기의 2분기 예상 매출액은 2조1233억원, 영업이익은 1276억원이었다. 불과 4개월만에 매출추정치는 5.4% 감소했고 영업이익 추정치는 32.2% 떨어졌다.



이후 삼성전기의 영업이익 전망은 3월 1279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4월 1269억원, 5월 1103억원으로 감소하더니 지금은 아예 10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 됐다.

반면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전망은 매달 높아지고 있다. 전체 규모로 치면 삼성전기보다 작지만 꾸준히 실적 전망은 좋아지는 추세다. LG이노텍은 2분기에 매출액은 1조5568억원에 영업이익 737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월 당시 2분기 전망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조5677억원에서 0.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434억원에서 69.8% 올랐다. 특히 영업이익은 4월까지 4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G3'가 출시된 지난달 67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삼성전기, '갤S5' 효과 기대감 너무 컸나
처음부터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웠던 것은 아니다. 삼성전기는 '갤럭시S5'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해 제품 출시 당시 주목받았다.

업계 최초로 1600만 화소 아이소셀(ISOCELL) 방식의 카메라 모듈이 장착돼서다. 또 '갤럭시S5'에 들어간 △진동모터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HDI(메인기판) △BGA(반도체 패키지용 기판) 등도 삼성전기 제품이다.

'갤럭시S5'는 삼성전기의 부품 및 기술에 힘입어 전작에 비해 더욱 다양한 기능을 구현했고 그만큼 업계의 주목도 상당했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기가 2분기에 '갤럭시S5' 판매 효과를 누리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기 바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갤럭시S5'의 판매는 기대 이하였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스마트폰 시장 둔화와 애플 '아이폰6' 출시 대기 등으로 이렇다 할 실적이 나오지 않은 탓이다. 결국 높았던 기대감은 더 큰 실망을 낳았고 삼성전기의 실적 전망은 하향 조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삼성전기가 신제품 출시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이어졌고 환율 등 외부 불안요인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 예상밖 '반전'에 상승세
반면 LG이노텍은 LG전자 스마트폰의 달라진 위상에 예상 밖 '후광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달 LG전자가 출시한 'G3'가 하루 평균 1만대 이상 팔리면서 전작인 'G2'의 2배 이상인 1300만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G3'에 부품을 공급한 LG이노텍의 실적도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G3'에는 LG이노텍의 13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이 탑재됐다. 화소 수는 높지 않지만 손떨림 보정(OIS) 기능과 듀얼 LED(발광다이오드) 플래시 등을 적용해 화질을 보정했다. 이밖에 LG이노텍의 터치스크린패널과 RF-PCB(리지드 플렉서블 회로기판)도 'G3'에 들어갔다.

LG이노텍은 'G3' 출시 효과는 물론 3분기 신제품 출시에 대비한 TV용 부품의 주문 증가 등에 힘입어 2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선스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3분기에는 'G3' 효과가 본격 반영되는데다 LG이노텍 카메라모듈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6' 출시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까지 누릴 전망이어서 실적 기대감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사 스마트폰 실적이 양사의 실적을 갈라놓았다는 점에서 이달 말 2분기 전자업계 실적 발표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삼성전기 대 LG이노텍'이 떠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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