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문제를 댓글로 푸는 아이들 보셨어요?"

머니투데이 홍재의 기자 2014.06.27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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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앤애프터2014]<5>'수학 바로풀기' 지난해 3월 으뜸앱 수상한 바풀(옛 아이앤컴바인)

이민희 바풀 대표이민희 바풀 대표


3만 명이던 사용자는 어느덧 16만 명, 5만 건이던 다운로드 숫자는 어느새 25만 건으로 올랐다. 교육 애플리케이션(앱) 중에서는 EBS에 이은 2번째 기록이라고 한다. 하루 질문 건수는 3000~4000건으로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오는 수학 관련 질문을 상회한다.

1년새 아이앤컴바인은 괄목상대할 만큼 성장했다. '수학 바로풀기'는 과목을 늘려 '바로풀기: 공부필수앱'으로 이름을 바꿨고 앱이 유명세를 타면서 회사이름도 바풀(Bapul)로 바꿨다.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 2013'에서 3월 으뜸앱으로 선정된 이후 1년간 생긴 일이다.



올해 회원수는 50만명.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재밌게 공부하며 친구도 사귈 수 있는 앱으로 인정받았기에 성장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민희 바풀 대표는 "교육 콘텐츠 분야에서는 15만명을 임계치로 본다"며 "선생님이 없는 학습의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바풀을 2년여 서비스하면서 학생들에 대한 데이터도 쌓였다. 재밌는 통계가 있다. 바풀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대는 중학생이다. 중고등학생이 전체 사용자의 70%를 넘는데 이 중 38%가 중학생이다. 중학생 사용자 83%는 수학점수 90점 이상의 '수학 좀 한다'는 학생들이다. 서로 어려운 문제를 도와가며 해결하는 것이다.



고등학생 사용자의 평균 성적은 수능점수 3~4등급의 아이들이라고 한다. 이들이 절반을 차지하고 상위 등급은 22% 정도에 머문다. 대학진학을 앞두고 뒤늦게 수학 정복에 뛰어든 학생들의 절박감이 드러난다.

학생 외 답변을 많이 하는 직업군은 고학력 주부라고 한다. 충분한 지식과 시간은 있지만 막상 지식을 활용할 곳이 없는 이들이다. 더욱 특이한 점은 자녀의 교육도 바풀을 통해서 하는 학부모가 있다는 것이다. 직접 아이를 앞에 두고 문제를 풀어줄 때는 잔소리부터 나가기 마련이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하니 부모나 아이나 더 받아들이기가 쉽다고 한다.

대체 왜 아이들은 옆에 있는 친구에게, 선생님께 묻지 않고 굳이 풀던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바풀에 올릴까. 이 대표는 아이들의 사고가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바풀을 서비스하다 보면 내가 공부하던 방식과 사고를 갖고 기획을 하는 게 위험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아이들은 직접 얘기하고 묻는 것보다 기기를 터치하는 데 더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바로 옆에 전교1등 친구가 있고 문제집 뒤에는 해설집이 있지만 온라인으로 소통하고 댓글을 남기고, 친구를 만드는 데 더 재미를 느낀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지난해와 달리 추가된 부분은 소셜 기능이다. 아이들이 공부 친구를 만들고 1대1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궁금한 부분을 더욱 자세히 물어볼 수 있도록 추가한 기능이다. 여기서 기대되는 파생효과는 건전한 공부 친구 만들기. 대학생들이 연애 상대를 찾는 가장 건전한 창구가 '스터디' 모임인 것처럼 바풀을 통해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를 찾아볼 수도 있다.

바풀은 오는 8월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버전은 글로벌을 겨냥해 중국어, 일본어, 영어 버전을 완벽하게 지원하는 형태로 개발 중이다. 레벨 시스템을 도입하고 매일 매일 학생에 맞는 문제 추천도 해줄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로 학생들을 지원하게 되며 글로벌 서비스를 계기로 해외 학생들의 데이터를 확보해 우리와 비교할 수도 있게 된다.

이 대표는 "바풀 초기에 학생들이 무엇을 어떻게 물어볼지를 몰라 허둥대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질문에 취약한 우리 학생들의 질문 문화도 바뀌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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