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엔터만상]'위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4.06.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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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엔터만상]'위기'는 누구에게나 있다


신한류 열풍을 주도하는 배우 김수현이 때 아닌 역사 논란에 휘말렸다. 최근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한 중국 헝다그룹의 헝다생수에 취수원이 '장백산'으로 표기된 것이 문제가 됐다.

중국인들은 우리나라 백두산을 장백산으로 부른다. 이 호칭이 중국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김수현은 한 순간에 역사도 모르는 배우로 전락했다.
논란은 증시로도 번졌다. 김수현 덕택에 최근 상승세를 탔던 소속사 키이스트의 주가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김수현의 영향력이 대중문화를 넘어 주식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엔터기업 입장에선 소속 연예인이 주력 상품이다. 김수현이라는 최고 상품에 문제가 발생한 셈이니 기업 입장에서도 중대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들에 위기관리 능력이 강조되는 것이다. 이미 발생한 문제가 더 이상 확대재생산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기업이 반드시 갖춰야할 능력이다.

이런 점에서 키이스트의 위기대응 능력엔 아쉬움이 남는다. 키이스트는 김수현이 역사 논란에 휘말리자 곧바로 헝다그룹측에 광고계약 파기를 요청했다. 헝다그룹이 생수 취수원을 장백산으로 표기한 것이 동북공정의 일환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일단 계약파기를 통해 논란의 싹을 자르겠다는 판단이었던 듯싶다.



역사논란은 우리 국민 정서상 가장 민감한 사안중 하나다. 때문에 장백산이라는 표기가 단순히 백두산을 일컫는 명칭인지, 아니면 진정 동북공정의 일환인지를 명확히 확인하는 것이 일의 순서에 맞다. 이후 진위를 정확히 알리고, 만일 잘못한 점이 있으면 진심을 담아 사과하는 정공법이 기업입장에선 보다 현명한 자세다.

급한 불끄기식의 단순한 계약파기만으로 논란을 잠재울 순 없다. 더구나 일방적 계약파기로 인한 기업 신뢰도의 타격은 회복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한류를 바탕으로 한 문화수출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어서다.

키이스트는 뒤늦게나마 헝다그룹의 입장과 해명을 듣고, 향후 양사간의 계약 이행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엔터기업은 명실상부 주력 수출기업으로 도약했다. 이번과 같은 논란을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다. 엔터기업들이 위기대응 능력을 챙겨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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