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알고, 우리는 모르는 '중국 진출의 관문'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4.06.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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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투자상담회 CIFIT "中 진출 직접적 경로"…머니투데이, 올해부터 국내 대행

지난해 9월 8일 열린 제17회 CIFIT의 개회식 전경. /사진제공=CIFIT지난해 9월 8일 열린 제17회 CIFIT의 개회식 전경. /사진제공=CIFIT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 A씨는 올해 초부터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 중국시장 전문가들로부터 숱하게 컨설팅을 받았고, 정부기관이 주최한 관련 세미나에도 자주 참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진출 계획엔 진척이 없다. 조언만 잔뜩 들었을 뿐 정작 중국 진출 시에 필요한 현지 파트너나 투자자금, 지원 등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중국시장을 진짜 잘 아는 현지인들을 만나서 투자와 협업을 논의해 보고 싶지만 아직까지 그럴 수 있는 관문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시장을 보다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관련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실질적인 도움을 얻고 싶다"며 바람을 토로했다.



A씨의 바람은 어쩌면 진작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중국 시장을 바라보던 전 세계 각국의 정부, 기업, 사업가들은 중국 푸젠성의 항구도시 샤먼을 찾았다. 매년 9월 샤먼에서 열리는 중국국제투자무역상담회(China International Fair for Investment and Trade·CIFIT)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거나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CIFIT은 중국에서 유일한 전국적 단위의 양방향 상호투자 촉진 행사다. 아직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글로벌 차원에서는 중국시장 진출과 현지투자, 투자유치 등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는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CIFIT의 투자 매칭 프로그램 현장 모습. /사진제공=CIFIT지난해 CIFIT의 투자 매칭 프로그램 현장 모습. /사진제공=CIFIT
◇매년 6만명 참여, 투자 성사 누적액 133조원=올해로 18회째를 맞는 CIFIT은 규모 면에서는 세계 최대다. 매년 참가 인원만 약 6만명에 달하며 1997년 1회부터 지난해 17회까지 투자 성사액이 무려 1300억 달러(약 133조원)에 이른다.

'끌어들인다'(引進來)와 '나간다'(走出去)를 모토로 하고 있는 CIFIT은 중국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은 기업, 중국시장 진출 시 파트너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주로 참여한다.

30만㎡(9만평)의 국제투자무역전시관 12개 전시구역에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각국 중앙·지방정부, 투자유치 기관, 민간기업들이 부스를 만들어 상품을 전시하거나 홍보전과 투자유치전을 벌인다.


CIFIT은 또 '매치메이킹 심포지아'(Matchmaking Symposia)라는 투자 중개 프로그램을 통해 마치 중매쟁이처럼 투자 '하기' 원하는 이와 투자 '받기' 원하는 이를 이어준다. 참가 기업들은 중국 등 전 세계 투자자들 앞에서 투자설명회도 개최할 수 있다"며

지난해에는 중국 중앙·지방정부 인사, 기업가, 투자자 등 4만123명과 해외 118개국에서 온 1만5173명 등 총 5만5000여명이 참가했으며 총 1386건(4206억위안·69조원 규모)의 투자 및 무역 계약이 성사됐다.

세계 최대 규모인만큼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고 참여가 활발하다. 지난해 미국의 전시공간은 1980㎡(600평)에 달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00명 이상이 참가했다. 참여 기업들의 업종은 정보기술(IT), 신소재,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서비스업의 비중도 높다.

CIFIT 조직위원회 측은 머니투데이에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중국 진출의 가장 직접적인 경로를 통해 가장 적합한 투자 프로젝트와 좋은 투자협력 파트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CIFIT의 홍보전시관 전경. /사진제공=CIFIT지난해 CIFIT의 홍보전시관 전경. /사진제공=CIFIT
◇머니투데이, 국내 대행 자격 얻어=중국 경제의 체질개선에 따른 내수소비 산업의 성장세는 한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또한번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서비스업 기업들의 참여도가 높은 CIFIT의 활용 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해외기업의 효과적인 중국시장 진출 방안으로는 여전히 중국 자본과의 합자나 합작기업(조인트 벤처·Joint Venture) 형태가 꼽히고 있다. 이같은 진출 방식에서는 신뢰할 만한 파트너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CIFIT을 통해 중국 현지 투자자들과 기업인, 중앙·지방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것은 큰 기회다.

텅빙셩 장강상학원(CKGSB) 교수는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산업에서 앞선 노하우를 배우려는 중국 기업들의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때 중국 기업과 합작을 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어떤 파트너와 일할 지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IFIT은 18년째 이어지고 있는 세계 최대의 투자 이벤트이며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의 관심과 참여는 전무한 편에 가깝다. CIFIT 관계자들은 "중국과 정치적으로 갈등이 깊은 일본의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는데 정작 우호적인 한국 기업들은 참여가 없어 아쉽다"고 말한다.

이에 동아시아 미디어 허브를 지향하는 머니투데이는 지난해 현지 실사 등을 통해 CIFIT이 국내 기업들에게도 중국 진출과 투자유치의 효과적인 관문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1년여에 걸친 노력 끝에 올해 국내 최초로 공식 대행 자격을 취득, 참가를 희망하는 국내 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는 9월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18회 행사에서 기본적으로 전시부스를 통한 홍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며 기업 희망 시 정해진 절차를 거쳐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 기회를 제공하고, 중국 중앙·지방정부 고위관계자들과의 미팅을 주선하거나 중국시장에서의 마케팅과 홍보 전략에 대한 자문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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