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열린 러시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이근호와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OSEN
러시아와의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 예선 1차전에서 1-1로 비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23일 새벽 4시 알제리와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 예선 2차전을 펼친다. 16강 진출이 걸린 한판 승부다. 이 경기는 남미(南美)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 위치한 베이라-히우 스타디움에서 현지 시각 22일 오후 4시에 열리며 한국보다 정확히 12시간이 늦다.
류현진에게도 이날 승리는 매우 중요하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9승을 올리면 올스타 후보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박찬호가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2000시즌 세운 메이저리그 한국인 투수 한 시즌 최다승인 18승(10패, 평균 자책점 3.27) 기록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23일 새벽(현지 22일 오후) 아메리카 대륙 남과 북에서 한국축구와 한국야구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치열한 승부에 나선다. 월드컵과 메이저리그는 누구나 인정하는 정상의 대회이고 리그이다. 같은 날 겨우 1시간여를 차이에 두고 국민적인 관심을 모으는 경기가 펼쳐지는 것도 선례를 찾기 어렵다.
한국 축구와 야구가 국가 대표급으로 동시에 경기를 펼친 가장 최근의 대회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있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 중인 8월 13일 한국 축구는 상하이에서 온두라스전을, 야구는 미국과의 첫 경기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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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한국축구는 베이징 올림픽 D조 조별 예선 1차전에서 카메룬과 무승부, 2차전에서 이탈리아에 패배, 3차전에서 온두라스에 승리를 거두며 1승 1무 1패를 기록했지만 아쉽게도 8강 진출에 실패하고 말았다. 박성화 감독이 이끈 23세 이하 베이징올림픽 국가 대표팀에는 박주영이 있었고 이번에 러시아와의 조별 예선 1차전에서 교체 투입돼 선제골을 넣은 이근호가 박주영과 함께 투톱을 이루기도 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의 주역들이 이번 월드컵에서도 간판 선수들로 활약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열린 러시아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조별예선 1차전서 후반 11분 교체돼 대신 그라운드를 밟는 이근호(왼쪽)에게 힘을 실어주는 박주영(오른쪽). /사진=OSEN
베이징 올림픽에서 김경문 현 NC 감독이 이끈 한국야구 대표팀은 축구 온두라스전이 열린 8월13일 강호 미국전에서 8-7, 한 점차 승리를 거두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승승장구 예선 성적 7승 무패로 1위(쿠바 6승 1패, 2위)를 기록하며 4승 3패로 4위에 오른 일본과 준결승에서 격돌해 6-2로 승리했다.
한국은 미국을 10-2로 대파하고 결승에 오른 쿠바와 결승전에서 맞붙어 3-2 승리를 거두고 대망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로 감동의 순간이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에서는 현재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활약했다. 그리고 베이징올림픽 야구 대표팀에는 삼성으로 복귀한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 이승엽이 존재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야구대표팀. /사진=OSEN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야구와 미국농구가 공통적으로 추구한 정신은 ‘팀(Team)’이다. ‘팀 코리아(Team Korea)’와 ‘팀(Team) USA’로 개인적인 명예욕과 이기심, 오만함을 버리고 조국을 대표하는 팀으로 거듭났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결승 투런 홈런을 날린 이승엽의 눈물에 전 국민이 모두 하나가 되는 감동을 이끌어낸 한국야구 대표팀은 쿠바와의 결승전 9회 포수 강민호가 퇴장을 당하는 위기를 극복하고 끝내 금메달을 따냈다. 야구는 베이징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 돼 언제 다시 올림픽 무대에서 태극 마크를 단 국가대표 야구 선수를 볼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나라는 큰 슬픔에 빠져 있다. 23일 새벽, ‘팀 코리아’라는 큰 함성으로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며 일어서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