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경산업개발, 두산家의 버거킹신화 다시 쓸까?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2014.06.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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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캡 톺아보기]김형일 대표, 지분확대+풍력 수주로 증시 신뢰 회복 노려

편집자주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소기업에 주목하는 것은 미래 성장성을 갖고 있어서입니다. 이 코너를 통해 상장 중소기업 중에서 향후 시총 500억원, 1000억원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들을 찾아보려 합니다.

◆오늘의 기업=엘리베이터 가드레일 제조기업인 일경산업개발 (2,855원 ▼140 -4.67%)(이하 일경)은 시가총액 74억원으로 코스닥 1005개 회사 가운데 시가총액순위 997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6년 김형일 대표가 미주레일을 인수한 뒤 사명을 변경했다. 김 대표는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의 장녀인 박용언씨의 아들이다. 그는 폴로 랄프로렌, 버거킹, 게스, DKNY 등을 한국에 들여온 전문가로 유명하다.



김형일 일경산업개발 대표김형일 일경산업개발 대표


당시 김 대표는 안정적인 B2B(기업간거래) 사업을 위해 엘리베이터 가드레일을 인수했다. 하지만 노사 분규와 중국산 저가 상품에 고전을 겪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 및 풍력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일경은 2009년 18MW 태백풍력 사업을 수주해 2012년 공사를 완료했고, 지난 2월 224억원 규모의 평창풍력 전기건설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강점과 약점=일경은 13일 최대주주 등을 대상으로 14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김 대표는 7억원을 투자해 88만주를 취득해, 지분율이 11.2%로 늘어났다.



이는 회사가 본격 턴어라운드를 하기 전 지분을 취득해 경영권을 안정화하고, 주주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주식을 앞으로도 꾸준히 취득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일경이 유일하게 남부발전과 MOU(업무협약)을 체결한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풍력 단지 건설 뒤 안정적으로 전기를 사줄 회사가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일경은 민자발전 회사의 지분을 취득하고 있어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다. 태백풍력발전은 5%, 평창풍력발전은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평창 풍력단지개발 사업으로 200억원의 매출을 확보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일경의 매출액은 131억원, 영업손실은 8억원이었다.
일경산업개발, 두산家의 버거킹신화 다시 쓸까?
일경은 1분기말 현재 단기차입금이 103억 6800만원이다.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10억원을 지급했다. 224억원의 장기대여금 가운데 106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놓은 점도 불안감을 높인다.

김 대표는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남동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이 되면 일경은 47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또 김 대표는 일경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동시에, 회사의 신용 등급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기회와 위협=국내 대형발전 사업자들은 2012년부터 전체 발전량의 2%를 의무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조달해야한다. 의무비율은 매년 상승해 2022년 전체 발전량의 10%까지 올려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내야한다. 풍력발전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풍력시장에 대해 "한국전력이 2020년까지 3.7GW의 풍력건설 계획도 실현가능성이 높아, 국내 시장은 2017년 이후 매년 500MW 이상의 설치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주들 입장에서는 일경의 적은 시총이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발행된 CB(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도 없어 회사의 실적이 개선되면 자연스레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김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단기간에 대용량의 재생에너지를 확보하는 것은 풍력 발전이 가장 유리하다. 이점은 일경에 긍정적이지만 해상풍력이 육상에 비해 2배의 의무 이행 크레딧을 인정받는 점은 위험요소다.

김 대표는 "해상 풍력 발전 기술력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며 "태양광 발전 부문도 아프리카에 공급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어 2016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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