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차 '지프(Jeep)'는 어떻게 SUV의 대명사가 됐을까?

딱TV 최욱 칼럼니스트 2014.06.1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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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TV]전쟁은 브랜드를 탄생시킨다…SUV의 대명사로 거듭난 '지프'

편집자주 최욱의 딱오토 - 자동차 칼럼니스트. 사실 본인조차 자동차를 이렇게까지 좋아하게 될 줄 몰랐던 사람. 첫 직장으로 독일의 자동차 회사와 연을 맺게 되면서, 보통 사람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을 수 있는 자동차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사륜구동 SUV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프(Jeep)'. 군용 차량으로 전쟁에서 그 효용성을 입증한 지프가 어떻게 일반에서 SUV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됐을까. 그 유래를 찾아 본다.

험로를 강력하게 주파하는 사륜구동의 SUV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지프’입니다. 흔히들 ‘짚차’, ‘지프’, ‘짚’이라고 부를 만큼 고유대명사처럼 자리 잡은 ‘Jeep’. 대부분의 유명 SUV가 그렇듯 전쟁과 관련이 깊습니다.



‘짚차’ 하면 우선 국방색의 ‘군용지프’ 떠오릅니다. 세계 2차대전 당시 메르세데스 벤츠의 ‘G바겐’의 효시라 할 수 있는 4륜 구동차 ‘G-5’가 독일군의 주요 전력으로 떠올랐습니다. 독일군은 ‘G-5’는 탁월한 기동성을 바탕으로 전장을 누비며 미국을 비롯한 연합군을 농락하죠.

↑ 군용 G바겐↑ 군용 G바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국방성에서는 3인 이상의 군인을 실을 수 있고, 소형에 경량이면서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사륜구동 자동차 개발을 독려했습니다. 입찰을 통해, 현재 지프의 전신인 ‘월리스 오버랜드’사가 최초의 양산지프 모델인 ‘MB’를 생산해내기 시작했습니다.



↑ 윌리스 오버랜드의 43년형 MB↑ 윌리스 오버랜드의 43년형 MB
결과론적으로 지프는 2차 대전 당시 산악전과 기습전에서 활약을 펼치면서, 화려한 데뷔를 합니다. 지프는 단순히 연합군의 기동력을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촌각을 다투는 최전선에서 지프의 보닛은 임시 테이블이나 식탁, 연설대 등 소품으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후방으로의 물류수송이나 부상자를 위한 구급차로도 개조되는 등 그야말로 다목적으로 활용되면서 그 인기는 더해갔습니다.

전후, 고향으로 돌아간 참전군인들은 이러한 실용성에 반해 지프를 승용 뿐 아니라 화물차로 혹은 농·공업용 차로 다양하게 재활용했습니다. 이렇게 민간인들에게도 지프의 다목적 우수성이 알려지게 됩니다. 지프제작사 또한 군용지프를 민간인에게 맞도록 개량해 민수용 지프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전후에도 많은 수요를 충당해냈죠.
지프와 전쟁에 관련한 이러한 역사는 우리나라에서도 재현됐습니다. 6·25 당시 미군의 다목적 차로 2세대 지프가 쓰였습니다. 앞서 얘기했던 2차대전의 지프의 역사와 유사하게 전시에는 전투용, 특히 신속한 수송수단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전후에는 민간용 수송수단으로 사용됐을 뿐더러 전후 피폐해진 국토재건을 위한 건설현장에서도 활약했습니다.


↑ 윌리스 오버랜드의 54년형 MB↑ 윌리스 오버랜드의 54년형 MB
현재 지프의 전통성을 이어받은 대표적인 모델로는 ‘지프 랭글러’를 들 수 있습니다. 미국 내 모 매체에서 조사 결과, 가장 소유하고 싶은 차로 꼽히기도 했던 랭글러는 지프의 역동성과 전통 그 자체라는 평가가 이어지는 중입니다.

↑ 지프 랭글러↑ 지프 랭글러
랭글러는 편의성과 안락성과 같은 포장도로 주행성능을 살리기 위해 타협하기보다 전형적인 비포장도로용 차로써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아마 보통의 자동차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겐 불편할 수도 있죠.)

특히 최근 들어 사람들의 여가활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오토캠핑 등 자동차의 야외활동과 비포장도로용 성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랭글러는 수많은 SUV 중에서도 퓨어 비포장도로용 차로서의 강한 개성을 확실하게 내뿜고 있습니다.

4륜구동의 대명사처럼 쓰이는 지프의 유래, 참 재밌지 않나요?

☞ 본 기사는 딱TV (www.ddaktv.com) 에 6월 17일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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