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부자가 되려면 이것부터 해야 ...

머니투데이 이지혜 기자 2014.06.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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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당당한부자]'도덕적 책임과 의무수행' 필요하다 49.6% 최고치

존경받는 당당한 부자를 일컫는 말로 프랑스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가 있다. 이 단어는 그 구성 자체가 귀족을 의미하는 노블레스에게 의무인 오블리주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귀족이 사라진 오늘날에는 국가와 사회로부터 기인하는 부가 이 노블레스를 대체하고 있다. 지금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부자들의 책임과 의무를 가리킨다.

한국에서 1세대 부자들은 대부분 6·25전쟁 이후 맨손에서 시작해 자수성가한 사람이었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은 낮았다. 반면에 2세, 3세에 이르면 그 부의 유지가 사회에 기대는 바가 커졌다. 오늘날에 와서 개인의 재능과 노력으로 성공한 사람이라도 다르지 않다. 유명 연예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꼽는 것은 그들의 부가 결국 대중으로부터 왔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한국 사회의 변화는 부자의 책임과 의무를 바라보는 사회적 의식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머니투데이가 창립 15주년 및 신문발행 13주년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4년 당당한 부자 관련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49.6%가 존경받는 당당한 부자가 되기 위해 우선적으로 이뤄줘야 할 일로 '도덕적 책임과 의무 수행'을 선택했다. 이와 같은 응답률은 머니투데이가 여론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이며, 지난 2004년 33.9% 수준이었던데서 10년 만에 50%를 육박하게 된 셈이다.

존경받는 부자가 되려면 이것부터 해야 ...


한국 사회의 의식이 변하고 있음은 주요 응답층에서 보다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 조사는 20대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흥미롭게도 응답 연령층 가운데 20대가 '도덕적 책임과 의무 수행'을 꼽은 비율이 61.6%로 월등히 높았다. 또 직업별로 봤을 때 학생이 63%, 사무직인 화이트칼라가 55.2%로 높았으며,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54%로 1위였고, 서울이 52.6%, 대전·충청이 51%, 경기·인천이 50.6%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에 전후 세대인 50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의 자발적 사회 환원'을 중요시하는 응답 비율이 31.4%로 가장 높았고, 60세 이상이 25.2%로 그 뒤를 이었다. '부의 자발적 사회환원'을 꼽은 전체 응답자는 22.9%로 2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서 40대 이상의 생각이 한 주류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부 재분배 정책 추진'은 11.8%, '부를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 형성'은 11.1%로 비율이 낮은 편이었다.

한국 부자들의 기부, 자선 및 봉사활동이 부족한 원인으로는 '부자들의 이기심 때문’이라는 응답이 35.3%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부 등에 대한 사회적 평가 및 인식이 부족해서'가 30.7%였다. '기부금의 세금 혜택 부족 등 제도적 장치가 미비해서'(17.8%)와 '부자들의 신분 노출 우려 때문'(11.9%) 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부자들이 기부에 인색한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이기심'은 10년 전인 지난 2004년 조사에서 43.1%으나 꾸준한 감소추세다. 이 역시 우리 사회의 의식 변화를 알 수 있다. 다만 지난해는 34.6%였다가 올해는 0.7% 응답자가 늘어난 것은 최근 세월호 사고 등 사회적으로 지탄 받는 부자들이 이슈화 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한국사회에서 '당당한 부자'가 부족한 원인을 바라보는 20~40대와 50~60대간의 차이다. 전후 세대인 50대는 이기심 때문이라고 꼽는 비율이 43.1%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10% 이상 많았다. 반면에 20~40대는 '사회적 평가 및 인식부족'을 꼽은 비율이 50~60대와 비교해 10% 이상 많았다. 또 20대는 ‘제도적 장치 미비’를 이유로 꼽은 응답도 27.2%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10% 이상 높았다.

한편 지역별로는 이기심을 가장 많이 꼽은 곳은 대전·충천 43%, 사회적 평가 및 인식부족은 서울 33.4% 제도적 장치 미비는 서울 21%였다. 직업별로는 이기심은 농업·임업·어업이 44.2%, 사회적 평가 및 인식 부족은 화이트칼라 34.7%, 제도적 장치 미비는 학생 25.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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