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엔터만상]'제 2의 애니팡'?...답은 초심에 있다

머니투데이 김성호 기자 2014.06.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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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엔터만상]'제 2의 애니팡'?...답은 초심에 있다


2012년 9월. 게임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을 통해 첫 선을 보인 모바일게임 '애니팡'의 다운로드건수가 40여일만에 1200만건을 돌파했다. 국민 다섯명 중 한명이 이 게임을 즐긴 셈이다. 말그대로 국민게임 반열에 올랐다.

애니팡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끈 최대 비결은 '단순함'이었다. 게임 접속은 물론 게임방식도 간단했다. 게임 한판에 1분의 시간이 주어져 지하철 등에서 짜투리 시간을 때우는데는 ‘딱’이었다.



무엇보다 카톡과 연동돼 지인들과 순위 경쟁까지 벌이는 방식은 애니팡을 급속도로 확산시켰다.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도 애니팡 신드롬의 비결로 '단순함'과 '지인들간 소통'을 꼽았다.

애니팡의 인기는 카카오 게임열풍으로 이어졌고, 이후 수많은 카카오 게임이 출시됐다. 이들 게임들도 단순한 게임방식을 앞세워 30~40대까지도 게임에 빠져들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카카오 게임이 나오기 시작한지 2년이 지난 현재 그 열풍은 예전만 못하다. 이전에 비해 더 많은 카카오 게임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지하철에서 게임에 열중하는 노인들이나 음식점에서 게임으로 점심값 내기를 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카카오 게임의 대중성이 이렇게 약해진 이유는 뭘까. 게임 개발사들이 스스로 카카오 게임의 최대 매력인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사실을 잃어버린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게임 개발사들은 어느 순간부터 새로운 게임에 대한 게임유저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그래픽에 신경을 쓰고, 게임난이도를 올리는 경쟁에 빠져들었다. 이렇다보니 접속시간은 늦어지고,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이것저것 설정할 것도 많아졌다.

지난해 카카오 게임시장을 평정한 '윈드러너‘의 후속작인 ’윈드러너 시즌2'가 최근 예상밖에 고전하는 것도 게임이 지나치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사실 아직까지의 카카오 게임은 고사양의 화려한 그래픽과 젊은 게임 유저들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의 게임 난이도가 최고의 미덕은 아니다. 이런 수요는 기존 온라인 게임이나 다른 모바일 전용 게임을 통해서 충분히 충족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게임개발사들이 ‘제 2의 애니팡’을 꿈구며 카카오게임을 개발하고 있을 것이다. 카카오 게임이 처음 등장한 당시의 초심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마도 대박의 해답은 거기에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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