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명 동원 금수원 전격 진입, 또 다시 헛발질?

머니투데이 안성(경기)=이창명 기자, 최동수 기자 2014.06.1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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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검거 번번이 실패…"정보망 뚫렸다" 의견도

11일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총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 정문 앞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 앞으로 신도들이 모여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계열사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유 전회장 도피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신도들을 체포하기 위해 이날 금수원에 강제진입했다. /사진=뉴스111일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총본산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 정문 앞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 앞으로 신도들이 모여 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와 계열사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은 유 전회장 도피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세칭 구원파) 신도들을 체포하기 위해 이날 금수원에 강제진입했다. /사진=뉴스1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 검거에 번번이 실패한 검찰과 경찰이 또다시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거지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 대거 공권력을 투입했다.

경찰은 11일 ‘김엄마’(59)와 ‘신엄마’(64) 등 유 전 회장 일가의 도피에 도움을 준 신도들을 체포하기 위해 금수원에 강제 진입했다. 이날 오전 8시13분부터 진입한 경찰은 박모씨(43) 등 4명의 신도들을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은닉도피)로 붙잡았다.



김엄마와 신엄마 등 핵심 조력자 14명에 대해서는 아직 검거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검찰은 김엄마의 소유로 추정되는 차량 안에서 김엄마의 이름이 적힌 신분증과 '김엄마'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은 안경집을 발견해 압수했다.

또 경찰은 유 전 회장이 머물던 작업실 등에서 유전자 채취를 위한 작업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안성시가 고발한 금수원 내부 불법건축물에 대한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경찰은 소방인력까지 동원해 금수원 내부 비밀통로나 지하창고 등이 있는지 확인 작업도 진행중이다.



특히 경찰은 이날 체포영장을 신도들 앞에 제시한 뒤 금수원에 진입한 이후 압수수색 등을 방해한 신도 1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하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이전과 달리 1km가 넘게 떨어진 곳부터 차량을 통제할 정도로 이전보다 훨씬 삼엄한 경계가 이뤄졌다.

이 같은 경찰의 강경한 태도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유 전 회장 일가 검거를 하지 못하는 검찰을 다그친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이렇게까지 못잡고 있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검찰과 경찰의 유 전 회장 검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체포영장이 발부된 18명이 금수원에 머무르고 있는지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다. 경찰들 사이에서도 말이 엇갈릴 정도다.


더욱이 유 전 회장이 머무른다는 순천의 별장에 들이닥쳤을 당시에도 체포직전 도피한 정황이 있고, 압수수색이나 체포에 나서기 전에 신도들의 신속한 대응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내부정보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정도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신경을 쓰는데도 붙잡지 못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장기 도피인 점을 감안하면 수사망에 구멍이 뚫렸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구원파 신도들도 이날 금수원 정문 앞에 수백명이 모여 공권력 투입에 거세게 반발했다. 특히 구원파 측은 취재진의 무단침입이나 경찰의 반복되는 금수원 진입을 견딜 수 없다고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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