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사회가 맞는 위기는 "고객의 자리에 기업을 놓고, 욕망의 자리에 제품을 놓고, 너의 자리에 나를 놓는" 탐욕과 가치의 전복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서 욕망과 가치, 문화 3개에 대해서 말했다. 욕망은 신과 동물 사이에서 선 인간의 틈이며 가치는 그 틈을 잇는 지향이고 문화는 그 지향을 실천하는 콘텐츠며 과정이라고 했다.
며칠 뒤 중3 아들과 밤늦게 얘기를 나눴다. 게임을 많이 하고, 아빠가 퇴직을 한 것에 대해 한 번도 묻지 않았던 걸 꼬집으며 아들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너는 하숙생이냐, 아들이냐?" 아들이 답했다. "아들인데요." 다시 되물었다. "아빠가 25년간 직장을 다니다가 퇴직을 했는데 너는 그동안 수고하셨단 소리를 안 했다. 게임에 빠져 앞으로 네가 도와야 할 것에 대해 묻지 않았고 엄마가 지금 기분이 어떤지 묻지도 않았는데 그게 아들일까?" 아들은 눈만 멀뚱.
그런데 내가 모자랐다. 우리는 본질이 하숙생이다. 우리네 인생이란 연극 무대를 결국 엔 내려와 떠나는 시즌1 배우고 가수 최희준이 노래한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하숙생처럼. 아들일 것을 맹세한 아들도 나도 결국 하숙생일 것이다. 누구도 하숙생 삶을 피할 수는 없다. 아프고 허무하다. 그래서 겸손해질 수 있다.
굳이 분류하자면 네 종류의 하숙생이 있을 뿐이다. 하숙생1은 매일 밤늦게 돌아와 잠만 자는 처지임에도 매사 불평하고 '어차피 내 집도 아닌데···' 하며 함부로 한다. 하숙생2는 피 같은 하숙비를 근거로 하숙 정의와 주권을 위해 다른 하숙생과 연대해 주인과 투쟁하고 하숙생3은 다른 하숙집을 조용히 알아본다. 하숙생4는 다음 하숙생을 위해 조심 깨끗하게 사용하고 하숙집 여건을 살피면서 마음을 다해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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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생 유형에 따라 주인도 4종류 주인으로 튜닝된다. 결국 어떤 하숙집은 매일 시끄럽고 어떤 하숙집은 매일 투쟁하고 어떤 하숙집은 텅 비게 되고 어떤 하숙집은 점점 밝아진다. 끝내 어떤 하숙집이 점점 밝아질지는 정조 영화 '역린'의 중용 23장 대사가 짚는 바대로고 내가 강의에서 말한 마케팅 정의대로 될 것이다. 마케팅은 마음을 사는 것. 국가의 자리에 국민을 놓고 정책의 자리에 민심을 놓고 나의 자리에 너를 놓아라. 내가 적장자 아들이라는 오만은 버려라. 누구든 결국 떠난다. 다음에 올 사람을 위해 작은 것에 서로 정성을 다해 살펴야 한다. 그러면 드러나고 밝아지고 생육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