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없이 웃긴 연극, 대학로가 들썩!··· '박장대소' 100분~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4.05.24 08:00
글자크기

[이언주 기자의 공연 박스오피스] 연극 '미스 프랑스'··· 김성령·이지하 1인 3역

연극 '미스 프랑스' /사진=이기범 기자연극 '미스 프랑스' /사진=이기범 기자


"에프로 아이포니 체고니카, 옴니아 갤럭시 노트쓰리 이스테 쓰레기니··· 바카스나 비타오베크 벨리댄스가 차차차!"

테이블 위에 올라간 미스 프랑스. 빨간 원피스를 입은 고혹적인 그녀가 이 어렵고 복잡한 얘기를 단숨에 끝내자 객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도무지 알 수 없는 대사는 기자들에게 곧 발표할 내용이란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대학로가 제대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거 분명 B급 감성인데 묘하게도 저렴하지가 않다. 어느 순간 객석을 무장해제 시키고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적어도 공연시간 100분 동안은 대책 없이 즐겁다.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성령이 주인공을 맡아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연극 '미스 프랑스'는 정확히 대중을 공략했다.



지난해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 당시 3개월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코미디 연극(원제: Jamais Deux, Sans Trois· 두 번 일어난 일은 세 번도 일어난다)을 한국 관객들의 감성에 맞춰 각색했다. 이 공연의 웃음 포인트이자 볼거리는 여배우의 1인 3역 연기다. △권위적이고 허영심 많은 미스프랑스 조직위원장 플레르 △플레르의 쌍둥이 여동생이자 자유분방한 성격의 스트립댄서 사만다 △조금 모자라지만 청소하는 걸 무엇보다 좋아하는 착한 호텔종업원 마르틴까지. 소극장 무대에서 특별한 기술적 장치 없이 순식간에 세 인물을 오가며 연기하는 배우를 보는 관객들은 웃음과 함께 긴장도 놓을 수 없다.

사건의 발단은 품위를 자랑해야할 미스 프랑스 우승자가 누드 화보를 찍은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다. 플레르 위원장은 충격을 받아 실어증에 걸리고 만다.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조직위원회는 말 못하는 위원장을 대신할 인물을 찾는다. 마침 위원장의 쌍둥이 여동생 사만다와 호텔종업원 마르틴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닮았다는 사실을 알고 섭외를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2중 섭외가 벌어지고, 엇갈리는 만남과 얼굴이 똑같아서 비롯되는 오해, 무대 이곳저곳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입장과 퇴장 때문에 사건은 더 긴박해진다. 실어증에 걸린 플레르가 말문을 열면서 내뱉는 단어들은 도무지 알아듣기 힘든 언어의 조합인데, 이 참신한 대사는 은근히 중독성 있다. 우리가 아는 각종 브랜드나 일반적인 단어를 불어 느낌이 나도록 고쳐 나열하거나 일본어처럼 들리도록 고치기도 했다. 어떻게 외웠을까, 길고 복잡한 대사 자체도 문제지만 대사를 치는 동안 배우 스스로 웃음보를 참는 것도 여간 쉽지 않을 터. 긴 대사를 쏟아내고 나면 객석에선 박수가 터져 나오곤 한다.

여주인공 역은 김성령과 대학로의 '믿고 보는 배우' 이지하가 번갈아 공연한다. 이지하의 베테랑 연기는 말할 것도 없고, 최근 영화·드라마에서 활약 중인 김성령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자, 이제 웃을 준비 되셨는지?

◇연극 '미스 프랑스'= 원작 장 프랑코, 각색·연출 황재헌. 출연 김성령·이지하, 노진원, 김하라, 안병식, 이현응, 김보정. 7월 13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DCF 대명문화공장 3층). 만 12세 이상 관람, 전석 5만원. 예매 인터파크 1544-1555. 문의 (02)766-6506.


연극 '미스 프랑스'에서 3색 매력을 뽐내는 배우 김성령 /사진=이기범 기자연극 '미스 프랑스'에서 3색 매력을 뽐내는 배우 김성령 /사진=이기범 기자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