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株 전성시대'…줄줄이 52주 신고가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4.05.2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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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三電·현대차 등 대형 우량 우선주 신고가 랠리…재평가 랠리 시작 분석

"한국의 우선주는 왜 이렇게 싼 건가요?"

외국계 가치투자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이 한국인 펀드매니저를 만날 때마다 묻는 질문이다. 단순투자 목적의 주주에게는 의결권 의미가 크지 않은데 의결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처럼 저평가될 수 있냐는 지적이 늘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우선주 재평가의 시대가 이미 막이 올랐다. 증시가 부진할 때 불량 우선주들이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아닌, 우량 우선주들의 리레이팅(재평가)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20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9.66포인트(0.48%) 내린 2005.38을 나타내는 중이다. 외국인이 엿새째 순매수를 이어가며 590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고 기관은 593억원 매도 우위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우 (62,900원 ▲500 +0.80%)현대차우 (165,100원 ▲2,100 +1.29%), 현대차2우B (167,100원 ▲1,800 +1.09%), 삼성물산우 (36,950원 ▲1,900 +5.4%), 삼성화재우 (251,000원 ▼2,500 -0.99%), 한국금융지주우 (46,700원 ▲500 +1.08%), CJ우 (61,200원 ▼200 -0.33%), CJ제일제당 우 (161,200원 ▲700 +0.44%), 코오롱인더우 (22,350원 ▼150 -0.67%), 대한제당우 (3,035원 ▲20 +0.66%)가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터치했다. 이들 신고가 우선주의 공통점은 모두 우량 대형주의 우선주라는 점이다.



최근 1년 주가상승률도 현대차2우B (167,100원 ▲1,800 +1.09%)가 66.5% 이르고 있다. 삼성전자우도 1년간 21.2% 올랐다. 보통주의 주가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는 성과를 우선주가 달성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돌파했는데도 우선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통상 우선주는 장이 부진할 때 대안으로 급등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는 우선주가 장과 무관하게 조용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저금리·저성장 트렌드가 고착되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 저평가된 주식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평균 1% 정도 더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0.1% 이자가 아쉬운 시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견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통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대수익률을 얻을 수 있고 보통주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우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며 "우선주의 꾸준한 강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 증시는 현재 전 세계 증시 가운데 배당수익률이 가장 낮은 편이다. 한편 기업의 현금 유보 수준은 매우 높아 향후 배당증액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우선주 강세의 수급적 원인은 외국인의 우선주 매집에 의한 것이다. 외국인이 장내에서 꾸준히 우량 우선주를 사 모으면서 우선주가 신고가 랠리를 보이는 중이다.

현대차2우B의 경우 1년 전 외국인 지분율은 68.91%였지만 현재 77.60%까지 증가한 상태다. 삼성전자 우선주는 이미 외국인 지분율이 80%를 넘어선지 오래됐고 우선주 전체적으로 외국인 비중은 80%에 달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우선주와 보통주의 괴리율이 10%에 불과한데 한국의 경우 40%가 넘는 격차가 이같은 외국인 매수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우선주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높은 가격 메리트를 보유한 우선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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