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HD 스마트폰 필요할까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4.05.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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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 출신 기자의 IT 다시 배우기]<44>풀HD와 구별 어렵고 배터리 소모 많아

편집자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IT도 마찬가지다. 기술적인 부문을 조금만 알아도 새로운 IT세상이 펼쳐진다. 고등학교 때 이과생이었던 기자, 대학교에서는 공학수학도 배웠다. 지금 다시 과거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IT 세상을 만나려 한다.

LG G3 초대장. G3는 QH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LG전자LG G3 초대장. G3는 QH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LG전자


스마트폰 화면 해상도가 풀HD(1920×1080)를 넘어 QHD(2560×1440)로 발전하고 있으나 스마트폰에서 QHD가 필요할까.

LG전자는 이달말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G3'를 공개하고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준비중이다. '갤럭시S5'에서 화면 해상도를 개선한 '갤럭시S5 프라임'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5.5형 내외의 화면 크기를 지닌 스마트폰에서 QHD 해상도가 무슨 소용이 있는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QHD 디스플레이가 가격을높이고 사용 편의성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리차드 유 화웨이 회장은 최근 영국 IT전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러가지 이유를 제시하며 "QHD 스마트폰 개발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우선 사람 눈이 같은 크기의 화면에서 풀HD와 QHD를 인식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LG디스플레이가 최근 내놓은 5.5형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의 ppi(인치당화소수)는 538ppi에 이른다. 하지만 보통 사람이 500ppi이상을 구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는 326ppi의 '아이폰4'를 발표할 때 "일상적인 거리에서 인간의 눈은 더 이상 개별 화소를 구분할 수 없다"며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강조했다. '아이폰5S'의 해상도는 1136×640으로 풀HD는 물론 HD(1280×720)에도 미치지 못하나 아이폰5S의 화질을 문제삼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은 500ppi 이상도 구별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풀HD와 QHD의 구별 가능성을 강조했다.

배터리 소모도 문제다. 스마트폰 배터리 소모량의 대부분은 디스플레이가 차지한다. 해상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배터리 소모가 많다. 디스플레이 발달과 배터리 용량을 높이고 절전 기술 등으로 QHD를 채택해도 9시간 내외의 사용시간을 보장할 수 있으나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절전기술을 QHD에만 적용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데이터 처리가 늘면서 속도도 늦어질 수 있다. 화소수 증가에 따라 처리할 데이터가 정확히 정비례로 늘지는 않지만 더 많은 데이터가 오갈 수 밖에 없다. QHD를 채택한 갤럭시S5 시험제품의 성능이 풀HD보다 낮게 나온 이유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저온폴리실리콘으로 핫판을 구성하면서 속도 저하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QHD 스마트폰 필요할까
QHD는 풀HD보다 원가가 높아 스마트폰 가격이 올릴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G3에 적용 예정인 QHD 디스플레이의 저온폴리실리콘은 기존 LCD에 사용한 비정질 실리콘보다 비싸다.

QHD를 써도 QHD 스마트폰으로 볼만한 콘텐츠가 적다는 것도 문제다. 현재 대부분의 동영상 콘텐츠는 HD로 제공된다. 호핀 등에서 제공하는 VOD(다시보기) 콘텐츠의 최고화질은 HD다. 일부 콘텐츠가 풀HD로 제공될 뿐이고 풀HD 이상 콘텐츠는 극소수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4K UHD(초고화질)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스마트폰에서 볼 수 있으나 개인용에 그칠 뿐이다.

다만 QHD 디스플레이가 태블릿에는 어울릴 수 있다. 화면 크기가 커지면 ppi가 낮아지고 태블릿은 대용량 배터리를 채용할 수 있어서다. 태블릿은 화면을 분할해 사용해도 각각의 화면을 풀HD로 활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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