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테 두른 삼겹살, 역대 최고가 경신..얼마까지 갈까?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4.05.0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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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돈 줄고 유행병 영향 공급 감소…"역대 최고가 경신 우려"

/사진=머니투데이DB/사진=머니투데이DB


#인천 계산동에 사는 직장인 강형모(45)씨는 지난 주말 가족들과 집 근처 롯데마트를 찾았다가 삼겹살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삼겹살 1근(600g) 가격이 2만3000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무항생제 표시가 붙은 돈마루의 구이용 목심(1팩 500g)은 2만3800원으로 더 비쌌다. 강 씨는 처음에는 한우를 돼지고기로 착각한 것 아닌가 싶었지만 돼지고기가 맞았다.

바로 옆 매대에서 팔고 있는 국산 한우 등심 1팩(500g)은 2만8000원이었다. 사실상 돼지고기나 한우나 가격차가 크지 않았다. 정육코너 직원은 "삼겹살이 이렇게 비싼 적은 없었다"며 "손님들이 몇 천원 차이인데 차라리 한우를 먹겠다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삼겹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돼지유행설사병(PED) 등으로 돼지 공급량이 급감한데다 봄 나들이가 크게 늘면서 삼겹살 수요가 공급을 맞추지 못해서다.

8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삼겹살 평균가격은 전년대비 34.6% 급증한 100g 당 1929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7월 연중 최고치였던 1917원을 앞질렀다. 일반적으로 삼겹살 가격은 5월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 7~8월에 최고점을 찍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2~3개월 앞서 가격 상승이 시작됐다.



실제 지난해는 4월까지 1500원대 미만을 유지하다가 5월부터 1500원대를 넘어섰고, 7월에 1900원을 상회하며 연중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농협안심한돈과 제주도새기 등 일부 브랜드 삼겹살의 경우 100g당 가격이 3800~4000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반면 한우가격은 1년전과 동일한 100g당 5600~6900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번진 돼지유행설사병으로 돼지 공급이 크게 감소한데다 이른 더위와 연휴로 봄 나들이객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돼지고기 가격안정을 위해 모돈을 줄인 것도 최근 삼겹살 가격 급등의 원인"이라며 "올 여름 삼겹살 가격이 역대 최고치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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