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포트]영흥철강, 車부품사로 거듭날까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14.04.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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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철강 (506원 ▲13 +2.64%)은 경남 창원에 소재한 와이어로프 등 철강선재 전문기업이다. 주로 건물이나 교량 등에 쓰이는 제품들이다. 이 회사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2011년 5.9%에서 지난해 4.19%로 떨어졌다. 전방산업의 침체라는 악재가 영흥철강에까지 영향을 끼친 탓이다.

지난 25일 오후 기자가 경남 창원 본사를 찾았을 때도 공장설비 중 일부는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박기훈 영흥철강 생산이사는 "건설업 침체로 와이어로프 등 기존 주력상품 생산설비의 가동률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영흥철강의 와이어로프, PC강연선 등 제품라인의 가동률은 각각 75.7%, 69.4%에 불과하다. 생산설비의 1/4~1/3 가량이 놀고 있다는 얘기다.



영흥철강은 사업구조 재편을 통한 변신을 도모하고 있다. 2011년 인수한 삼목강업의 IPO(기업공개)를 추진한 것도 사업장 재편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경남 창원 본사 공장 일부를 매각한 것도 마찬가지다.

영흥철강은 주력 사업장을 충남 보령 신공장으로 옮기는 대신 부가가치가 낮은 종전 주력제품의 생산기지는 인건비가 싼 베트남으로 옮겨 마진구조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25일 경남 창원소재 철강선재 전문기업 영흥철강 본사공장의 모습. 직원이 철강봉 제품의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영흥철강은 와이어로프 등 종전 주력제품의 생산거점을 베트남 등으로 옮기고 충남 보령 신공장에서 고마진 제품 비중을 높이는 등 사업재편에 한창이다. /사진=황국상기자25일 경남 창원소재 철강선재 전문기업 영흥철강 본사공장의 모습. 직원이 철강봉 제품의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영흥철강은 와이어로프 등 종전 주력제품의 생산거점을 베트남 등으로 옮기고 충남 보령 신공장에서 고마진 제품 비중을 높이는 등 사업재편에 한창이다. /사진=황국상기자


보령공장에서 생산할 제품은 IT와이어 등 고마진 제품이다. IT와이어는 냉간코일 등의 원재료로 쓰인다. 박기훈 이사는 "현재 자동차 현가장치(충격흡수장치)에 쓰이는 스프링의 80%가 열간 코일스프링으로 충격흡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무게가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며 "IT와이어를 사용한 냉간 코일스프링은 열간스프링에 비해 20~30% 가량 무게가 덜 나가기 때문에 자동차 경량화 및 연비제고 추세에 맞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의 글로벌 자동차에 냉간코일을 공급하는 회사로 IT와이어를 판매하기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며 "일본향 매출이 본격화되면 영흥철강의 IT와이어는 자동차 스프링을 만드는 삼목강업을 통해 현대차, 기아차로도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T와이어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로서는 '0'(제로) 수준이지만 영흥철강은 현재 연 1만톤 수준의 IT와이어 생산가능용량(CAPA)을 추후 4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영흥철강은 IT와이어에서부터 냉간코일(삼목강업)까지 만드는 자동차부품 일관생산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영흥철강의 이같은 비전이 현실화될 경우 주로 건설업에만 의존해왔던 수익원이 자동차 산업으로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세화통운을 합병한 후 물류·항만하역 부문이 새로 생겼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IT와이어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회사 측에서도 "(IT와이어 수요처인) 냉간코일 비중은 미국·유럽이 전체 코일의 80% 이상이지만 한국·일본 등은 아직 열간코일 비중이 80%에 육박해 IT와이어 수요도 늘어날 여지가 많다"면서도 "실제 IT와이어로 얼마의 매출이 발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1850원으로 마감했던 영흥철강 주가는 올해 초 일본향 IT와이어 공급 등의 기대감에 지난달 중순 2475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2100원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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