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기자가 경남 창원 본사를 찾았을 때도 공장설비 중 일부는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박기훈 영흥철강 생산이사는 "건설업 침체로 와이어로프 등 기존 주력상품 생산설비의 가동률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영흥철강의 와이어로프, PC강연선 등 제품라인의 가동률은 각각 75.7%, 69.4%에 불과하다. 생산설비의 1/4~1/3 가량이 놀고 있다는 얘기다.
영흥철강은 주력 사업장을 충남 보령 신공장으로 옮기는 대신 부가가치가 낮은 종전 주력제품의 생산기지는 인건비가 싼 베트남으로 옮겨 마진구조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25일 경남 창원소재 철강선재 전문기업 영흥철강 본사공장의 모습. 직원이 철강봉 제품의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영흥철강은 와이어로프 등 종전 주력제품의 생산거점을 베트남 등으로 옮기고 충남 보령 신공장에서 고마진 제품 비중을 높이는 등 사업재편에 한창이다. /사진=황국상기자
IT와이어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로서는 '0'(제로) 수준이지만 영흥철강은 현재 연 1만톤 수준의 IT와이어 생산가능용량(CAPA)을 추후 4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영흥철강은 IT와이어에서부터 냉간코일(삼목강업)까지 만드는 자동차부품 일관생산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영흥철강의 이같은 비전이 현실화될 경우 주로 건설업에만 의존해왔던 수익원이 자동차 산업으로까지 확대된다. 지난해 세화통운을 합병한 후 물류·항만하역 부문이 새로 생겼다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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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IT와이어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회사 측에서도 "(IT와이어 수요처인) 냉간코일 비중은 미국·유럽이 전체 코일의 80% 이상이지만 한국·일본 등은 아직 열간코일 비중이 80%에 육박해 IT와이어 수요도 늘어날 여지가 많다"면서도 "실제 IT와이어로 얼마의 매출이 발생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1850원으로 마감했던 영흥철강 주가는 올해 초 일본향 IT와이어 공급 등의 기대감에 지난달 중순 2475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2100원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