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설탕물 팔래? 세상을 바꿀래? 우린 둘다 한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이지현 기자, 진경진 기자 2014.04.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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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키플랫폼] "21세기에는 설탕이 석유다"···'에코시스템 사고, 창조경제의 새로운 씨앗'

던칸 크로스 랜메이틱스 공동설립자 및 국제개발 담당 최고책임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에코시스템 사고, 창조경제의 새로운 씨앗'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던칸 크로스 랜메이틱스 공동설립자 및 국제개발 담당 최고책임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에코시스템 사고, 창조경제의 새로운 씨앗'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스티브 잡스가 존 스컬리 전 펩시 사장을 애플로 영입하기 위해 '평생 설탕물이나 팔 건가? 나와 함께 세상을 바꿀 건가?'라고 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존 스컬리에게 우리 회사에 들어오라고 하고 싶다. 왜냐하면 우리 회사에 들어오면 둘 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만을 사용해 설탕을 뽑아내는 미국 기업 랜메이틱스(Renmatix)의 던칸 크로스 공동설립자 및 국제개발 담당 최고책임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4 키플랫폼' 플러그인앤토크(Plug in & talk) 세션에서 두번째 주제인 '에코시스템 사고, 창조경제의 새로운 씨앗'에 대해 설명하며 강조한 말이다.



던칸 크로스 랜메이틱스 공동설립자 및 국제개발 담당 최고책임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에코시스템 사고, 창조경제의 새로운 씨앗'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홍봉진 기자던칸 크로스 랜메이틱스 공동설립자 및 국제개발 담당 최고책임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에코시스템 사고, 창조경제의 새로운 씨앗'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홍봉진 기자
◇ "우리는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

랜메이틱스는 대체설탕인 '셀룰로직 당(Cellulosic Sugar)'을 생산하는 회사다. 셀룰로스 당은 전세계 생화학 및 바이오 연료 시장에서 쓰이는 석유화학 대체품을 위한 원료다.



크로스 설립자는 "혁신을 새로운 가능성이라고 생각하고 기술을 개발하면 신시장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우리의 기술적 혁신은 셀룰로직 당을 생산하는 비용을 지금의 식용당 생산비용 만큼 줄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 발전에는 새로운 사고가 필요한데 옥수수와 사탕수수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에서 시작했다"며 "대체 원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고, 물에서 당을 추출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했다.

그는 에코 생태계를 이해하려면 바이오 기반 제품의 속성을 잘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로스 설립자는 "바이오 기반 제품은 결과물이 같지만 원료는 전혀 다르다"며 "지금은 생산자가 화석 원료와 석유 원료로 페인트 및 아크릴산을 만들지만 에코 생태계에서 원료는 식물이고 상당한 소비시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크로스 설립자는 부산물을 연소시키지 않고 활용해서 셀룰로직 당으로 전환하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셀룰로직 당은 바이오매스로서 원료와 화학제품의 중간 단계"라며 "풍부한 원료를 어떻게 화학산업으로 연결하느냐의 문제가 있고 저렴한 가격의 원료를 찾아야하는데 우리의 역할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셀룰로직 당의 생산시설을 만들려고 하다가 고민 끝에 기술 라이센스 모델을 채택했다"며 "기술을 만들어 파트너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는 기술을 라이센싱 해주는 것이 우리 모델"이라고 덧붙였다.

크로스 설립자는 "우리는 새롭게 길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며 "시장에 일찍 들어오면 실패할 수 있지만, 이 시장은 우리 같은 사람을 기다린다. 초창기부터 여러 기업들과 협력하고 그 프로세스를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나단 케이 앱토피아 공동설립자 및 업무최고책임자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에코시스템 사고, 창조경제의 새로운 씨앗'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홍봉진 기자조나단 케이 앱토피아 공동설립자 및 업무최고책임자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14 키플랫폼에서 '에코시스템 사고, 창조경제의 새로운 씨앗'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홍봉진 기자
◇"데이터 확보, 부가가치가 전혀 없어도 한다"

이날 플러그인앤토크 세션의 또 다른 발표자로 나선 조나단 케이 앱토피아(Apptopia) 공동설립자 및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기존에 세상에 없던 애플리케이션(앱) 중개시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앱토피아는 미국에서 중고 앱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다. 앱토피아를 통해 팔려간 앱은 지금까지 총 1090개다. 이를 통해 발생한 매출액은 약 1263만달러(131억원)에 달한다. 앱토피아는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모바일 앱 시장의 중요한 생태계가 됐다.

케이 설립자는 "모바일 앱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로 뭔가를 만드는 것보다 인수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며 "앱 개발자들을 모아 앱을 팔도록 하고, 이를 통해 처음에 20만~30만 달러를 벌었다"고 말했다.

이어 "존재하지 않은 시장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가 힘들었다"며 "우리는 선제적으로 엔지니어를 채용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면서 혁신을 거듭하고 "고 했다.

그는 앱 개발자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평가한다. 앱의 가치를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게 하려면 개발자의 역량이 중요하고, 개발자 능력에 따라 매각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케이 설립자는 "시장에서 가격이 정해지고 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에 비즈니스가 확장됐고, 그러다보니 1000만달러에 달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며 "2년 반에 걸쳐 인수가격 총액으로 1250만달러가 넘는 규모를 성사시켰고, 매월 10%씩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내놓은 앱 5개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판매됐다"고 강조했다.

케이 설립자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데이터 확보 분야가 부가가치를 전혀 창출하지 않고 있더라도 돈을 투자해 키울 필요가 있다고 보고 데이터 인수 전략을 집중 연구하고 있다.

케이 설립자는 "어떤 앱이 어떤 나라에서 누구에 의해 사용되고 있는지 우리는 알 수 있다"며 "이제는 ‘어떻게?’가 중요한데, 다운로드가 제일 많은 앱이 무엇이고 매출이 가장 많은 앱은 어느 것인지를 알려줄 수 있는 그런 앱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사업을 키우는데 집중하면서 경쟁자의 고객에게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또 무엇을 바라는지 물어본다"며 "우리가 성공한 건 절대로 똑똑해서가 아니다. 단지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귀를 기울였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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