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2시50분쯤 세월호 구조자 양인석씨(49)가 청해진해운이 위치한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을 방문해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주며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소연 기자
양씨는 세월호 침몰 5일째인 20일 오후 2시50분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 위치한 청해진해운을 찾았다. 양씨는 "지금 장비 가진 사람들은 살아도 다 죽게 생겼다"며 "내 생명 같은 화물을 잃었는데 선사 측에서 보상 등 일절 연락이 없어 항의하러 왔다"고 밝혔다.
양씨는 "16일 오전 8시55분쯤 침대에 누워있는데 1분 만에 급격히 배가 45~50도 기울었다"며 "처음엔 커브를 트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넘어가는 느낌이 들더니 쭉 바닥으로 미끄러졌다"고 회상했다.
양씨는 "그나마 뒤쪽 방에 있어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오전 7시반부터 9시까지 아침식사 시간이었는데 식당은 가운데 있어서 식사하던 승객들은 빠져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양씨는 선사 측의 사고 수습에 불만을 드러냈다. 양씨는 목숨을 건졌지만 생계수단인 12억원 상당의 레카와 대당 3억5000만~4억원 상당의 트레일러 3대를 잃었다. 양씨에 따르면 세월호에 탑승했던 화물기사는 100여명에 이르며, 생존한 다수의 화물 기사들이 하루아침에 생계수단을 잃었다. 하지만 선사 측은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양씨는 지난 15일 출항 전 화물을 결박한 인증샷을 보여주며 "화물은 잘 묶여있었다. 과적도 아니고 결박도 잘 돼있었는데 너무 배가 심하게 꺾인 후 상부에 있던 컨테이너가 떨어지면서 1분 만에 선체가 기운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양씨는 이날 청해진해운을 찾았으나 문이 닫혀있어 관계자를 만나지 못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