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원장은 15일 국정원에서 "국민여러분께 심려,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일부 직원들이 증거위조로 기소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과 달리 증거조작 사건의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전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원의 최고 책임자인 남 원장이 증거조작 수사에서 '결제는 했지만 내용은 몰랐다'고 말한 대공수사국장 등과 똑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됐던 대공수사권에 대해서는 "대공 수사 능력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며 수사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또 "엄격한 자기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셀프개혁'을 통해 이 같은 일을 방지하겠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 위중한 시기에 국정원이 환골탈태해서 새로운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정원장으로서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 원장은 3분여간의 사과문 발표 후 기자들의 어떠한 질문도 받지 않은 채 바로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는 기자들에 대해 국정원 측은 "사과문 발표 자리에 질의응답은 적절하지 않다"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