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부장
중국과 인도로부터 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던 상황에서 미국발 금융위기와 함께 제로금리 정책에 이어 양적완화가 추진되자 달러화 가치에 대한 불안이 증대되면서 금을 찾는 이들이 더욱 증가했다.
워렌 버핏이 금을 논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아프리카 또는 어떤 곳에서 땅을 파 금을 채굴한다. 그리고 이를 녹인 후 다른 구멍을 파서 금을 묻고 돈을 주고 사람을 고용해서 금을 지킨다. 금은 효용이 없다. 만약 누군가 화성에서 이러한 광경을 목격한다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금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징이 가능하고 불안정한 기축통화(달러)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사회통념이 됐다. 그렇다면 대안통화로써의 금을 대상으로 환(煥) 트레이딩은 가능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우선 트레이딩은 투자와는 차이가 있다.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 사고,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파는 행위는 트레이딩이며 가치투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적정가치를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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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을 한다고 해도 이 역시 만만치 않다. 전 FRB의장 앨런 그린스펀은 본인이 아는 한 그 어떤 환율 예측 모델도 동전 던지기와 비교해서 더 나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의 시각에서는 환(換) 트레이딩은 동전 던지기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또한 금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안전자산으로 인정하기에는 변동성이 크고, 인플레이션보다는 불확실성, 엄밀히 말해 공포에 대한 헤징 수단처럼 여겨진다. 금 가격은 시장에 공포가 확산되면 상승하고 안정되는 분위기에서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을 투자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금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이다. 금의 채굴원가가 바닥가격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채굴원가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금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광산부터 문을 닫게 되고 이 과정에서 채굴원가 역시 낮아질 것이다.
필자는 금의 적정가치를 평가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 누군가 그러한 능력을 지녔거나 알려줄 사람이 있다면 금을 대상으로도 적정한 가치평가를 하고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