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김다나
지난 1일 서울시가 발표한 '국제교류 복합지구'의 밑그림을 보면 크게 4개 땅덩어리로 나뉜다. △19만㎡ 부지를 갖춘 코엑스 일대 △7만9000㎡ 규모의 한국전력 부지 △4만3000㎡의 서울의료원과 한국감정원 부지 △41만4000㎡의 잠실종합운동장 부지다.
코엑스와 한전 부지 사이에 지상과 지하로 입체 보행연계체계를 구축하고 서울의료원, 한국감정원 부지와 잠실종합운동장을 잇는 보행브릿지 구축과 탄천주차장 이전 및 탄천 주변도로 지하화사업을 통해 공간적 단절을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 도로는 왕복 1차선의 비좁은 골목길인 데다 낡은 건축물에 둘러싸여 국제교류 복합지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봉은사-코엑스-한전-서울의료원-탄천-잠실종합운동장-한강시민공원'을 잇는 보행네트워크의 허리가 끊겼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복합지구가 끊기면 통합개발가치가 떨어지게 마련"이라며 "주변 건물들 간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보여주는 이미지나 시너지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한전과 서울의료원 사이에 있는 삼성동 166일대 약 8000㎡ 민간부지는 4~6층 높이의 소형빌딩 9개가 들어서 있다. 이 부지를 포함해야 복합지구의 연속성이 유지되는 상황이다. 대부분 20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이 부지 위에 있어 건물의 가치는 거의 없지만 땅값이 통합개발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한국토지정보시스템(KLIS)에 따르면 이곳의 ㎡당 개별공시지가는 628만원에서 최고 1000만원이다. 3.3㎡로 계산하면 2000만~3300만원 수준이지만 실제 호가는 2배를 넘는다.
일대 빌딩매매업을 하는 이석빈 두바이중개법인 이사는 "2010년 3.3㎡당 3500만~4000만원 하던 호가가 한전부지 개발계획이 흘러나오면서 올해 8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이미 개발이 끝난 삼성동 공항터미널 맞은편보다 개발이 시작되지도 않은 이곳의 건물가격이 어떻게 더 높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매수의향이 있는 가격대인 3.3㎡당 6000만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8000㎡ 규모의 민간부지 매입비용은 1500억원에 육박한다. 때문에 시는 해당 부지 매입을 고려하다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한전부지와 서울의료원 사이의 민간부지 매입을 검토했으나 사업을 지연시킬 우려가 있어 이번 사업에서 제외시켰다"며 "사업계획에 개별소유자의 토지까지 포함하면 용산개발처럼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게 이유"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해당 부지 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시 관계자는 "병목처럼 좁아지는 구간이 발생해 보행네트워크 등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계속되면 앞으로 민간사업자를 통해 부지 매입을 고려할 수 있다"며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나올 얘기지 당장 고려해야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