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만 나가면 애국자"…'IT 강국' 숨은 주역 이동통신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4.03.28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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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30年]세계 최초 CDMA 상용화 후 기술 주도권 확보, ICT개발지수 4년 연속 세계 '1위' 쾌거

"해외만 나가면 애국자"…'IT 강국' 숨은 주역 이동통신


#해외 출장을 자주 다니는 이씨(남·33)는 인천공항에 도착해 휴대폰을 켜는 순간 '한국'에 왔다는 것을 느낀다. 빵빵 터지는 와이파이와 빠른 데이터 속도, '역시!' 애국심이 절로 생긴다. 와이파이를 잡겠다고 높은 천장과 한쪽 벽면에 온 몸을 붙이고 휴대폰에 집중하는 한 외국인의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적어도 한국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이씨는 해외에 다녀올 때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좋은 이동통신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를 새삼 느낀다.

최근 보조금 문제와 개인정보 유출, 잇따른 통신장애 등 일련의 일들로 이동통신사들의 체면이 말이 아니지만 한국이 오늘날의 'ICT(정보통신기술)강국'이 된 배경에는 올해로 서른 살이 된 '이동통신'의 공이 크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1996년 세계 최초 CDMA(다중접속방식) 상용화를 계기로 이동통신 기술 종속국에서 주도국으로 바뀌었다. 당시 유럽 국가들은 GSM(호환성 없는 아날로그)방식을 이용하고 있었지만 체신부는 지난 1992년 12월 이동통신의 기술을 CDMA로의 단일 표준화를 결정했다. 이후 '이동통신 기술개발 사업관리단'을 발족해 기술개발에 돌입, 드디어 1996년 1월 1일 인천·부천지역에서 세계 최초로 CDMA 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 때 이후 한국은 세계 시장에서 기술을 주도해오고 있다. 2002년 세계 최초 3G (EV-DO)서비스 상용화, 2006년 세계 최초3.5G(HSDPA) 상용화, 2013년 세계 최초 LTE-A(롱텀에볼루션 어드밴스트) 상용화 등의 쾌거를 이뤘다.



기술 주도 뿐 아니라 실제로 통신서비스의 품질도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에 따르면 국내의 음성통화 품질은 매우 우수인 'S등급'인데 반해 세계 주요 국가인 도쿄, 홍콩, 뉴욕, 샌프란시스코, 스톡홀름, 프랑크푸르트 등이 보통인 'B등급'을 받았다. 속도는 2013년 품질평가 결과에서 런던, 도쿄, 로스앤젤레스 등 해외 주요 7개 도시보다 다운로드는 1.4배, 업로드는 1.6배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위상은 ICT 발전지수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은 4년 연속 이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ICT 발전지수는 157개국을 대상으로 ICT 활용역량, 이용도,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한국은 10점 만점에 8.57점을 받아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동통신 산업은 특히 IMF이후 침체된 내수 경기를 활성화시키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자동차, 철강, 반도체, 조선 등이 수출 견인형 사업이라면 이동통신산업은 내수 견인형 사업이다. OECD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유무선 통신서비스의 GDP 기여도(2011년 기준)도 4.36%로 에스토니아(4.64%)에 이어 2위다. OECD 평균(2.95%)보다 1.41%포인트 높다.


또 통신과 관련된 장비와 부품, 휴대폰 단말기, 서비스 등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지난해 국내통신3사의 설비투자금액은 7조2000억원으로 OECD국가 중 매출액 대비 투자비 비중이 가장 높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오는 2017년에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기, 장비, 서비스의 생산유발액은 각각 17조9000억원, 3조6000억원, 48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부가가치유발액은 각각 4조5000억원, 1조4000억원, 24조8000억원, 고용유발인원은 각각 5만명, 1만4000명, 23만6000명으로 추산됐다.

특히 세계 최고의 통신 인프라는 국내 단말 제조사들이 세계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국내 단말기 제조사의 기술력은 아날로그 방식일 때는 해외 업체들에 비해 크게 열세였으나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이후 폭발적으로 성정했다. 이동통신의 기술개발과 맞물려 LTE의 경우 현재 삼성, LG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2013년 1분기 기준)은 46.9%로 절반을 내다보고 있다.

최재홍 강릉원주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잘 갖춰진 모바일 네트워크와 이용 인프라는 국내 모바일 생태계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자양분"이라며 "통신사와 플랫폼, 콘텐츠 개발사가 적극 손을 잡는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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