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이외수, '완전변태'로 돌아왔네~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2014.03.2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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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만에 소설집 발간··· 10개 단편 묶어 세상에 던지는 진정한 변태 이야기

2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외수 소설 '완전변태'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외수 작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해냄2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외수 소설 '완전변태'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외수 작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해냄


"날개를 가진 곤충과 그렇지 않은 곤충은 생활에 큰 차이를 보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죠. 의식의 날개를 단 사람과 달지 못한 사람 사이엔 먹고 사는 모습에서도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가 이외수(68)가 '완전변태'(해냄출판)로 돌아왔다. '변태'라니 그것도 완전. '감성마을 촌장', '꽃노털'을 비롯해 160만 명에 달하는 트위터 팔로어 덕에 '트위터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이외수 작가가 소설집 '완전변태'을 내놨다. 지방지, 문예지 등에 싣거나 연재했던 작품과 새로 쓴 단편 등 모두 10편을 담았다.



25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제목만 보고 변태 성욕자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곤충의 탈바꿈에 관한 이야기"라며 "가급적 날개를 가지려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고, 캄캄한 절대고독은 감옥으로 상징했다"고 말했다.

그의 소설에는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어린이'와 나이든 어른을 상징하는 '노인'이 주로 등장한다. 하지만 노인이 반드시 가르치는 사람은 아니다. 작가는 "예전엔 어른이 젊은이를 가르쳤지만 요즘은 어린 세대에게 오히려 배우는 경우도 많다"며 "지금은 어른이 없는 세대라고 할 만큼, 나이 들긴 쉬워도 어린이 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어떻게 인간답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지식보다 '지혜'에서 나오는데, 지혜에는 시간과 체험이 필요하죠. 제 소설의 인물들은 가르치는 존재라기보다는 보여주는 존재에 더 가깝습니다. 상징성을 가지고 지혜를 보게 만드는 것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책은 2005년 장편소설 '장외인간' 이후 9년 만이다. 문장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수십 번의 퇴고를 거듭하며 심혈을 기울였다는 이야기 속에는 작가 특유의 감수성이 곳곳에 묻어난다. 심리묘사가 탁월한 '청맹과니의 섬', 소설 속의 날씨와 대기의 미묘한 냄새까지 전해지는 '완전변태', 입질의 전율이 느껴지는 '파로호'까지.

소설가 이외수 /사진제공=해냄소설가 이외수 /사진제공=해냄
그의 작품에는 금기도 성역도 없다. 작가는 단편 '유배자' 속 주인공을 통해 "예술, 종교, 교욱은 인간의 영혼을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작가는 스스로 이 사회에 방부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내가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정신적 에너지를 전하며 능히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이외수 책' 하면 떠오르는 것이 그림이다. 동화 같은 그림, 때로는 글의 내용과 관련 없는 독특한 그림으로 또 다른 볼거리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곤 한다. '하악하악' '청춘불패' 등으로 함께 작업한 정태련 화가(51)가 이번에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작가는 "지금 세대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이 없으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며 "그런 세대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감상의 여지가 있는 그림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또 젊은 세대들이 긴 글은 읽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하며 "요즘 인터넷 세대들은 긴 글은 안 읽고, 길게 써놓고도 마지막엔 3줄로 요약해서 덧붙여놓곤 한다"고 말했다.

"간혹 저한테도 3줄 쓰고 인세를 받아먹느냐고 하는데, 나름대로 장인정신으로 다듬고 심혈을 기울였다고 자부합니다. 진정성과 사회에 대한 애정을 담아서 쓰는 거죠. 예나 지금이나 사랑받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내 작가로서 좌우명이 '쓰는 자의 고통이 읽는 자의 행복이 될 때까지'라니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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