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증권의 생존방식, 엑세스바이오 IPO로 70억원

머니투데이 유다정 기자 2014.03.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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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주관과 상장 전 투자 병행…한투·우투·대우 등 대형사도 프리IPO 투자 적극 검토

유진투자증권이 엑세스바이오(Reg.S) (6,740원 0.00%) 기업공개(IPO) 한 건으로 70억원 이상을 벌어들여 제대로 실속을 챙겼다. IPO 주관 업무와 상장 전 지분인수를 병행한 덕택이다. 날로 어려워지는 IPO 업계에서 유진투자증권의 생존방식은 대형 증권사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은 보유하고 있던 엑세스바이오 지분 125만주를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에 걸쳐 블록딜(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각했다. 보유지분 가운데 100만주는 상장 전에 사들였고 25만주는 IPO 과정에서 배정된 의무인수 물량이었다. 25만주는 공모가와 같은 4500원, 100만주는 주당 2000원대 후반에 인수했다.



유진증권의 생존방식, 엑세스바이오 IPO로 70억원


엑세스바이오의 주가는 지난 12월 8000원을 웃돌았고 올 초 9000원대를 넘어섰다. 주당 처분단가를 8000원으로 가정하면 유진투자증권의 투자 순수익은 6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말 이후 주가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투자수익은 이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IPO 주관 수수료로 받은 8억3000만원까지 합하면 유진투자증권의 수익은 70억원 이상이다. 코스닥 기업의 상장 수수료가 대부분 10억원이 채 안 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IPO 한 건으로 수십억원을 벌어들인 것은 고무적인 성과다.



엑세스바이오로 대박을 터트린 유진투자증권은 비슷한 방식의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씨엔블루, FT아일랜드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와 IPO 주관 계약을 맺고 이 회사의 지분 2.9%(14만4000주)를 취득했다. 상장 업무는 IB부서, 지분투자는 PI(자기자본투자) 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리스크 관리가 워낙 까다로워 IB부서가 PI부서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며 "유진투자증권은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비교적 원활한 중소형사의 강점을 잘 살려 IPO 한 건으로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형사들은 PI부서를 설득하는 대신 IB부서가 직접 IPO 전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IB 업무를 맡고 있는 기업금융부에서 IPO 고객사인 캐스텍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했다. 2012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IB부서의 비상장기업 투자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의 IB부서도 이러한 투자 방식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IPO 수수료가 점점 낮아지고 있어 상장 전 지분투자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며 "최근에는 대형사들도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여러 건의 IPO 전단계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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