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먹통에 대리운전 비용 '껑충' 기사는 '강제휴업'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2014.03.21 10:11
글자크기

[SK텔레콤 통신장애 피해사례 백태]

#직장인 최모씨(29)는 어제(20일) 밤 10시30분 대리운전 회사에 전화를 했지만, 20분이 지나도록 기사가 오지 않았다. 알고보니 대리운전 기사의 휴대전화가 먹통이라 '콜'이 안들어갔다는 것.

대리운전 회사에서는 연결되는 대리운전 기사가 많지 않아서, 비용도 3만원에서 4만원으로 올려받는다고 말했다. 다른 대리운전 업체는 전화조차 받지 않았다. 결국 최씨는 대리운전을 이용하지 못하고 버스를 타고 경기도 성남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21일 SK텔레콤 이용자들 사이에 전날 발생한 통신장애로 인한 2차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최씨 사례처럼 대리운전, 콜택시, 배달원 등 실시간으로 휴대전화를 통해 일하는 직군의 경우 특히 피해가 심했다.

최씨는 "이용 고객이야 짜증이 나는 수준이었지만, 업체 이야기로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일을 아예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SK텔레콤 통신장애로 인해 대리운전 기사들은 강제 휴업을 당한 셈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가입자 확인 모듈 장애가 발생했고 밤 11시40분에 정상화됐다. 이로 인해 5시간여 동안 이용자들은 음성통화와 데이터통신 등이 먹통이 돼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 광명시 A은행 직원 이모씨(31)는 지점 출입구에 설치된 보안장치를 제대로 점검하기 힘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담당자인 이씨는 보안장치 점검 상황은 휴대전화로 확인해야하는데 먹통이 된 휴대전화로 인해 실시간 확인이 어려웠던 것.

이씨는 "은행 지점을 밤새 지킬 수도 없고, 퇴근 후에도 내내 불안했다"며 "게다가 퇴근 이후 민원인들의 전화도 개인전화로 돌려받도록 하는데 전화가 불통이니 민원 처리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휴대전화가 SK텔레콤을 이용한 경우는 더욱 심각했다. 한 외국계 회사는 사내에 10명중 4명이 통신장애를 겪으면서, 전화를 이용한 업무 진행을 중단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상 생활에서 피해사례도 쏟아졌다. 충남 당진에 사는 류모씨(56)는 이사하는 날 집주인과 연락이 수월하지 않아 고생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에 살던 집주인이 잔금을 모두 입금했어야하는데, 통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돈거래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던 것. 결국 집주인은 다른 일도 하지 못하고 몇시간을 집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SK텔레콤 망을 이용한 카드 결제가 되지 않은 사례도 있다. 직장인 장모씨(40)는 택시를 타자마자 카드 결제가 안된다는 말을 들었다. 현금이 없었던 장씨는 동승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서 택시값을 지불했다.

이모씨(33)도 "어제 회사에서 야근 중 중국음식점에 식사를 배달을 시켰는데, 갑자기 카드 결제가 안돼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결국 배달원은 다음날 돈을 받기로 하고 돌아갔다.

이밖에도 약속장소를 제대로 찾지 못해 모임이 취소되거나 지연된 경우, 학원에서 귀가하는 아이들과 통화가 되지 않은 경우 등 2차 피해 사례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어제 "일부 고객님들께 발생한 음성과 데이터 통화 장애로 고객 여러분들께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