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https://thumb.mt.co.kr/06/2014/03/2014031715375162678_1.jpg/dims/optimize/)
사실 필자는 이 보고서에서 코스피 전망보다는 현재 한국 증시가 처한 안타까움을 더 알리고 싶었다. 안타까움을 뒤집어 얘기하면 한국 증시가 상승하기 위한 조건이 된다.
우선 장기적으로 한국증시 가치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할인율인 금리가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경상수지가 구조적인 흑자 형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의 주가 상승 모멘텀은 분자에서 찾아야 한다. 즉 미래현금 흐름인 배당이 증가해야 하는데 현실은 답답하다. 배당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이익이 늘어 배당금액이 증가하거나 기업들의 절대 배당성향 자체가 높아져야 한다.
지난 3년간 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실정을 볼 때 올해도 이익이 늘어 배당금액이 증가하고 주가가 상승한다는 논리에는 공감대를 이루기가 어렵다. 실제로 현재 애널리스트가 추정하는 올해 전체 기업 순이익(코스피 221종목, 시가총액 87.8% 기준)은 100조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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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 28% 이상 증가한다고 보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치다. 계속 언급하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5~10% 증가가 합리적이다. 결국 이익이 많이 늘어 배당금액이 증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절대 배당성향이 높아야 하는데 이 또한 실망스럽다. 한국 증시의 배당성향은 11.6%로 배당수익률은 1%가 조금 넘는다. MSCI 45개국 지수 기준 최하위다. 현 기준에선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의 배당을 보고 투자할 이유가 전혀 없는 셈이다.
이러한 낮은 배당성향은 한국 증시의 중요한 저평가 이유가 되고 있다. MSCI 45개국들의 배당성향과 밸류에이션(PER)과의 관계를 그려보면 명확하다. 배당성향이 10% 높으면 PER은 1배 이상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낮은 배당성향을 지닌 한국증시의 PER이 가장 낮은 것은 당연한 평가다.
물론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배당성향을 낮게 가져갈 명분은 있었다. 배당보다 그 돈을 재투자해 이익을 더 많이 내서 주가 상승을 통한 주주가치를 올려준다는 명분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 명분을 잃어가고 있다.
3년째 이익이 감소했으며 자본 증가대비 이익이 감소하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계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배당하지 않고 남겨둔 자본이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반면 설비투자 대비 현금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배당할 돈이 없다는 논리는 통하지 않는다.
결국 한국 증시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절대 배당성향이 높아져야 한다. 배당성향이 최근 10년 평균인 17%까지만 회복해도 한국 증시는 지긋지긋한 박스권을 뚫고 저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국내 투자자들도 늙어가고 있다. 60세 이상 인구의 주식보유 비중은 35.6%에 달한다. 고령화가 먼저 진행된 일본 증시의 배당주 강세 경험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 증시 투자자들도 곡예 같은 주가 차익보다 안정적인 배당 수익률을 점점 더 요구해 나갈 것이다.
이는 저금리 환경에서 주식시장이 받아들여야 할 중요한 현상 중 하나다. 3~4월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무심코 지나치기 어려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