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바일 바다에 한국 기업 깃발 꽂다
2. 2등 메신저 등극한 라인, 메신저 대전 이제부터
3. 라인을 만든 사람들, 접근법이 달랐다
4. 게임에서 광고로 확대되는 라인 월드
5. 'BEYOND LINE' 라인 생태계를 구축하라세계 1등 SNS 페이스북이 지난달 왓츠앱을 190억달러에 인수하며 물밑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던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본격적인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국민 메신저' 자리에 등극한 라인은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스페인어권 국가들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라인이 넘어야할 산은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높다.
모바일 메신저 시장은 글로벌 IT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지역별 1등을 차지하기 위한 마케팅 전쟁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같은 로벌 경쟁에서 라인이 어떻게 살아남고 세를 확장해나갈 것인지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간접광고(PPL)를 한 라인이 덩달아 호조를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 플레이 마켓이 아닌 자체 앱마켓이 300여개에 이르고, 웹에서 APK파일(앱 설치파일)을 받아 사용하는 관행이 보편화된 중국에서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은 이용자가 라인을 설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실제 중국 SNS 웨이보에서는 라인의 설치 요령을 묻는 말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특히 천송이와 도민준의 스티커가 공개된 후에는 라인에 대한 호감을 표하며 라인 설치를 권유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드라마 덕에 높인 인지도를 기반으로 위챗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워 중국과 홍콩에서 위챗을 바싹 추격하기 시작한 것. 하지만 위챗의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설 경우 상황을 예상할 수 없어 이같은 상승세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라인에게는 큰 숙제다.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면 올해도 적자가 지속할 우려가 있지만, 당장 흑자로 전환하기보다는 확실한 지역 선점을 통해 1위 국가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라인에게는 더 중요한 과제다.
17일 라인은 일본, 터키, 인도네시아, 태국 등 8개국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5위 이상인 국가도 27개에 이른다. 상위권 국가들을 중심으로 더 활발한 마케팅을 진행해 점유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한상기 소셜컴퓨팅 연구소 대표는 "올해는 지역별로 1위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치열한 마케팅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라인은 아직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성장하지 않은 곳을 선점하고, 위챗이나 왓츠앱이 선점한 지역에서 어떻게 시장을 확보하느냐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 카카오 배운 위챗, 탈 중화 행보 박차
라인의 경계 대상 1위는 '탈 중화권'을 위한 위챗의 행보다. 위챗은 중국과 화교를 기반으로 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공식 사용자는 2억7000만명. 비공식적인 경로에서 파일을 다운받는 중국 시장 특성을 감안하면 위챗 다운로드는 6억건을 넘는다는 관측이다.
텐센트는 중국 시장 진출을 꾀하는 구글, 링크드인과 제휴를 맺어 위챗 회원가입을 구글 계정이나, 위챗 계정으로 가능하도록 변신했다. 중국 진출을 노리는 이들과 미국과 유럽 시장을 노리는 텐센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제휴다.
텐센트는 2012년 4월 카카오에 1000억원을 투자하면 지분 20%를 확보했고, 카카오 이사회에 이사도 파견했다. 위챗은 카카오를 그대로 벤치마킹하며 성장했는데 여기에는 카카오 이사회를 통해 카카오톡의 노하우를 그대로 배워갈 수 있었던 점이 유효했다. 카카오톡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 내면 위챗이 그대로 차용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텐센트는 카카오에서 성공한 모델을 빠르게 적용한다는 전략을 취하면서 빠르게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여기에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며 위챗을 홍보하고 있어 중화권 국가에서 위챗의 공세를 뚫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텐센트는 위챗 마케팅 비용으로 2153억원을 들였고, 올해도 작년과 유사한 수준에서 마케팅 비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페이스북+왓츠앱의 변신 여파는?
12억명의 이용자로 모바일과 PC의 소셜네트워크를 장악한 페이스북이 단순 문자 기능만으로 4억5000만명이라는 이용자를 확보한 왓츠앱을 190억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보인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메신저를 내놓으며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무시 못할 이용자를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페이스북은 10대의 이탈이라는 미래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모바일 메신저의 필요성이 절실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페이스북이 원했던 것은 왓츠앱이 아니라 메시지를 보낸 후 10초면 보낸 메시지가 사라지는 '스냅챗'이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사생활을 소중하게 여기는 미국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페이스북은 스냅챗에 30억 달러를 베팅했지만 스냅챗은 이를 거절했다.
이후 페이스북이 눈을 돌린 대상이 왓츠앱이다. 'No AD, No Game'을 표방하며 단순 문자메시지 제공에만 전념해오던 왓츠앱은 라인이나 위챗과는 달리 1년에 1달러라는 유료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왓츠앱이 거절할 수 없는 190억 달러라는 거금을 베팅했고, 그 결과 1등 메신저가 1등 SNS의 품에 안기게 됐다.
왓츠앱 인수 후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왓츠앱은 변함없이 그대로 서비스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왓츠앱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의 인수로 왓츠앱이 변할 것"이라며 반발했으며 미국 시민단체들도 "페이스북에 왓츠앱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남용해 사생활 침해가 심해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왓츠앱이 변신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플랫폼을 완성한 페이스북과 연동되는 것만으로 왓츠앱은 대변신을 할 수 있게 된다. 왓츠앱 안에 게임이나 광고를 넣지 않고, 광고와 게임이 있는 페이스북 플랫폼 안에 왓츠앱이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얀 코움 왓츠앱 CEO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크레스 2014(MWC 2014)에서 기존 문자 메시지 외에 음성통화 기능도 추가하겠다고 밝혀, 왓츠앱의 서비스 확장을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