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둔화, 우려만큼 심각할까?

머니투데이 김주형 동양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 2014.03.17 10:23
글자크기

[머니디렉터]

↑김주형 동양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김주형 동양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


중국은 우리나라로부터 반도체와 휴대폰 부품 등 중간재를 수입·가공해 다시 수출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두 나라 증시의 동조화 현상은 어느 곳보다 강하다.

2월 중국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18%나 급감한 것으로 발표된 이후 중국 경제가 경착륙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로 중국뿐 아니라 국내 증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춘절과 같은 왜곡을 없애기 위해 1~2월을 합산해 보고 주요 지역별로 세분화하여 살펴볼 경우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1~2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6% 감소에 그쳤으며 홍콩(-20.9%), 남아공(-19.5%), 말레이시아(-13.4%) 등 일부 신흥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는 전년 동월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을 제외하면 최근 2개월 동안의 수출 실적은 한국이나 대만과 큰 차이가 없다.

둘째, 중국의 최대 수출국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한파에 따른 제조업 부진으로 인해 소폭 증가에 그쳤지만 미국 경제가 한파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2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수는 전월대비 17만5000건이 증가해 전망치를 상회했고, 지난 1월 큰 폭으로 하락했던 ISM제조업지수도 신규주문을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셋째, 유럽 경제의 회복세가 유지되면서 유럽으로의 수출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위기국가들의 신용상태가 개선되고 총수요가 회복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소비심리 개선과 수출 확대 등을 이유로 올해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보다 0.1%포인트 높은 1.2%로 상향조정했다.

넷째, 인민은행은 17일부터 위안화 환율의 일일 변동폭을 기존 1.0%에서 2.0%로 2년 만에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벌어진 위안화 약세는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불신 보다는 환율 변동폭 확대를 위한 사전 조치의 성격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방적인 위안화 가치상승을 억제시켜 수출과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의도도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7.5%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그러나 총통화 목표는 지난해보다 낮은 13%로 정해졌고 주요 성장동력인 투자와 수출증가율은 지난해 실적보다 낮은 17.5%와 7.5%로 제시됐다. 소비만이 지난해 실적인 13.5%를 상회하는 14.5%를 설정됐다.


중국 정부가 외형적인 경제성장에 집착하기 보다는 성장 방식과 산업구조 전환에 보다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예전과 같이 의도된 경기둔화 하에서 구조개혁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이며 글로벌 경제와 증시에 큰 짐을 지울 만큼 비관적인 상황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