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지는 증시, 걱정의 실체가 궁금하다

머니투데이 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2014.03.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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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김승현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이 다시 후퇴하고 있다. 불안한 변수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그 동안 생겼던 낙관적인 생각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기 시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이 만들고 있는 불안감, 그리고 미국경제에 대한 우려도 작지 않다.

우크라이나와 같은 상황은 그야말로 발생하면 큰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할 변수이다.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서 생산비용을 높일 수 있는 악재이기 때문이다. '설마 전쟁이 나겠어'라고 생각하고 넘기기에는 영향이 커서 무시하기 어렵다.



중국이 만들고 있는 불안의 크기도 작지 않다. 계속 오르기만 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기대와 달리 위안화 환율은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이 고시환율을 전일보다 높게 발표하는 등 정책적으로 일정 정도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도 불안함은 여전하다.

2월 수출도 안 좋았고, 무언가 모르는 악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품는다. '차오리솔라'라는 소규모 회사가 처음으로 회사채 이자를 갚지 못해 부도 처리되었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적자로 채권거래가 중단되었던 이미 알려진 기업의 부도처리를 통해서 회사채 투자에 신중하라는 경고를 주고 싶었던 것이 중국 정부의 의도이다.



하지만 역시 시장은 더 불안해한다. 앞으로도 더 많은 기업들이 부도가 나고 상장이 폐지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고, 그동안 부도위험은 없다는 가정 하에 했던 투자들을 다시 재검토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미국 경기에 대한 의구심도 위험선호도를 낮추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부진한 미국 경제지표를 경기자체 보다는 날씨 탓이라고 하지만 역시 날씨 말고 무언가 더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없애지 못하고 있다. 날씨 탓이라면 온라인 판매는 상대적으로 더 늘어야 하는데 온라인 판매가 더 부진한 것을 보면 불안하다는 것이 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16일에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돼있다. 국민투표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러시아에 편입이라는 결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민투표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의 반응이다.


우크라이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인데 크림 공화국이 원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러시아가 행동을 취한다면 이 지역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걱정은 되지만 미국 및 서유럽 국가의 강한 태도는 러시아의 행동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미국은 날씨가 정상수준으로 이미 복귀하고 있어서 새로운 지표가 발표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중국이 진행하고 있는 금융시장 개혁은 계속 불확실성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금융개혁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을 높이는 변수일지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변화이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변수들이 안정된다면 중국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수 있다.

시장은 걱정의 담벼락을 타고 있다. 3월 중에 이 걱정이 기우인지 향후 전망에 대한 조정이 필요한 사안인지 판명이 날 것이다. 시장이 비관론의 비중을 높게 사면 현실은 그보다 나은 결과일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도 인지해야 한다. 주가 조정이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단지 우려하기보다는 걱정의 실체에 대해서 구체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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