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기, 펀드 투자도 변해야

머니투데이 함정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장 2014.03.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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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함정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장↑함정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장


우리나라는 1960년부터 꾸준히 고성장해온 '이머징' 국가다. 모든 분야가 '성장'이란 키워드로 통하며, 국가의 재정이 늘어나고 기업도 커지고, 개인소득도 증가했다.

이 시기에는 부동산, 증권 등 자산관리 역시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투자를 하게 된다. 물론 10% 넘는 고금리시대로 은행에만 저축을 해도 자산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현재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고 세계적인 경기부진으로 인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수준에 달해 사실상 은행이자를 통한 자산형성은 점점 더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효율화하고 현금흐름을 더 높인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흑자 부도도 다반사다.



기업처럼 투자자들도 변화하는 투자환경 속에서 투자 패턴을 환경변화에 맞게 전환해야 한다. 특히 저성장 기조 속에서는 자산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이익을 남기는 것(매매차익)보다는 보유한 자산을 통해 발생하는 현금의 흐름을 중시하는 투자(Cash flow)가 필요하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경기호황에 힘입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자산증식의 주요 금융상품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증시도 지지부진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고수익 상품보다는 '중위험 중수익'으로 대변되는 금리+알파를 추구하는 인컴형 상품에 대한 니즈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존 인컴형 펀드로는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Yield형이나 단순한 혼합형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미국MLP(MLP:에너지관련 마스터합자회사), 미국리츠 단기하이일드, 달러표시채권(KP:Korean Paper), 헤지펀드 등 다양한 현금흐름을 추구하는 인컴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상품들도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공모형 펀드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셰일가스 에너지붐을 타고 수혜를 받는 MLP에 투자하는 펀드도 올해 초 국내에도 상륙했다.

해외 인프라 관련 사업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국내 투자자들이 펀드를 통해 투자가 가능해진 것이다. 미국MLP 펀드는 미국 셰일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는데 시세차익 외에도 연 5~6% 수준의 배당수익이 기대할 수 있는 고배당형 상품이다. MLP를 통해 향후 20~30년간 변화하는 에너지산업의 큰 흐름에 동참해보는 것도 좋은 투자 아이디어다.

이처럼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상품 일변도였던 펀드시장도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섹터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다변화된 투자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해온 국내 운용사들은 금융위기 이전부터 꾸준히 해외로 진출 해왔다. 해외 법인과 리서치사무소를 설립해 해외에서 직접 펀드를 운용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차별화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해외 현지 운용 펀드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한국투자 아시아그로스 증권펀드'와 '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터컨슈머 증권펀드', '트러스톤 팰콘아시아 증권펀드', '삼성 아세안 증권펀드'는 자산운용사의 대표적 현지직접 운용펀드로 모두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주로 홍콩, 싱가포르, 미국의 현지법인을 통해 운용되고 있다.

해외 주요거점에서 펀드를 운용하기 때문에 실시간 정보 취득이 가능하고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긴밀하고 정확한 리서치 덕분에 가능해졌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의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투자트렌드만 쫓아가기보다 주변 투자환경의 변화에 주목해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한 현금흐름이 예측되는 펀드를 중심으로 자산관리에 나서야 한다.

고속성장 시대를 지나 저성장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꾸준한 현금흐름과 적극적인 자산관리없이는 경제적 여유를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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