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도 먼데···고개숙인 황창규 KT회장 "사죄합니다"

머니투데이 강미선 진달래 기자 2014.03.0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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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객정보 유출]"모든 자원 총동원 보안시스템 혁신, 고객 피해 최소화"

황창규 KT 회장이 7일 기자회견을 갖고 홈페이지 해킹으로 인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사진=이동훈 기자황창규 KT 회장이 7일 기자회견을 갖고 홈페이지 해킹으로 인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사진=이동훈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KT 회장으로 부임한 이후 첫 공식석상에 나섰지만 '과거 KT'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자리였다.

황 회장은 7일 홈페이지 해킹으로 인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사건과 관련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경찰이 전날(6일) KT 홈페이지 해킹으로 고객 정보 1200만건이 유출, 시중에 유통됐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황 회장은 이날 오후 KT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2년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건 이후 보안시스템 강화를 약속드렸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이유여하 불문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황 회장은 "고객의 소중한 자산인 개인정보가 더 이상 유통 및 악용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련 부처와 협력해 이를 최우선적으로 조치하고 유출된 개인정보내용은 파악되는 대로 고객들에게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KT는 보안시스템에 대해 외부전문가 등을 동원해 빠른 시간 내 혁신할 계획이다. 황 회장은 "고객정보가 두차례나 유출됐다는 것은 IT전문기업을 내세우는 KT로서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모든 자원을 동원해 빠른 시일 내 보안시스템을 혁신하고, 새로 경영을 맡은 이상 과거 잘못은 철저히 매듭지어 1등 KT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과거 투자 계획 등을 점검하고 관계자를 엄중 문책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대책에 대해 빠른 시간 내에 다시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사건 발표 하루만인 데다 정확한 해킹 경로 및 피해 규모 등에 대한 사태 파악이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기자회견이 진행된 터라 KT는 시종일관 "아직 파악중"이라며 "수사자료를 받는대로 향후 대책 등을 다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KT의 CIO(최고기술책임자·IT부문장)를 맡고 있는 김기철 KT 부사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경찰 수사 발표 이전에 해킹 사태에 대한 사전 파악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어제 경찰 발표를 했는데 그 전날 이런 사실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유출경로 등을 나름대로 추적 분석 중"이라며 "수사기관에서 어떤 유통경로 등을 통해 해킹이 발생했는지 등 우리에게 상세하게 설명해주지 않아 우리가 추적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2012년 해킹 사태 이후 발표한 보안대책과 관련해서도 모두 이행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당시 4가지 약속을 했는데 그 중 영업전산시스템을 새로 개비해 보안 취약점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새 전산시스템 개발 프로젝트가 진척이 잘 안돼 이행하지 못했고 나머지 3가지는 이행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KT 고객센터 홈페이지를 해킹해 1200만건의 개인정보를 빼낸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20대 해커 A씨를 비롯해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 30대 B씨 등 3명을 붙잡고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 정보를 이용해 휴대폰 판매를 함으로써 연간 115억원 상당의 부당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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