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김기철 부사장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최근 KT 홈페이지 해킹에 의한 고객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개인정보 유출, 사상 최악 리스크 되나
이번에 유출된 정보는 1200만건. 1년 가까이 몰래 정보가 새나갔는데 눈치를 못챌 정도로 보안체계가 부실했다는 점에서 KT가 받게 될 타격은 치명적이다.
후폭풍도 거셀 전망이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정부의 제재가 불가피하다.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부가 경찰 수사발표가 있던 6일 합동 실태점검에 착수한 상태다. 그 결과에 따라 징벌적 과징금은 물론 형사고발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이용자들의 집단소송도 KT의 큰 부담이다. 이미 개인정보 유출로 사세가 급격히 위축된 타 기업의 사례도 있기 때문에 KT로서는 이번 사안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 '위기관리' 黃 리더십 시험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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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구원투수'로 주목받아온 황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비현장 부서의 임원 절반이상을 축소하는 과감한 조직쇄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차기 먹거리 발굴 등 KT의 근원적 경쟁력 확대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영업정지 기간을 활용해 붕괴된 영업망 재건에 나서는 등 재기의 발판도 마련할 참이었다.
이 와중에 터진 악재들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경영혁신지원시스템(BIT)의 부실 시공에 따른 회계 반영으로 지난해 실적이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KT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한단계 강등했다. 대출사기극에 이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는 등 그야말로 '악재 너머 악재'인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 사안들은 황 회장 취임 이전에 만들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엄밀히 황 회장의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이 난국을 수습하는 것은 황 회장의 몫이다. 매출 증대 혹은 사업 확대 보다 지금 불어 닥친 총체적 난국을 해결하는 능력이 황 회장의 리더십을 평가받는 잣대가 돼버린 상황이다.
황 회장은 이날 사과문 발표와 함께 "새롭게 경영을 맡은 이상 과거 잘못을 철저히 매듭짓겠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공공의 적 KT'의 이미지를 '국민의 KT'로 돌려놓겠다는 각오다.
통신 업계의 한 원로는 "통신 서비스 시장은 결국 이용자들의 신뢰가 핵심 경쟁력인데 이를 한번 잃게 되면 되찾는 데는 곱절의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국 황 회장의 리더십도 이 과정에서 검증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