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그룹해체 8개월…각자 살길 찾았다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14.03.10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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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 상폐 모면 '서충일 체제'-STX조선, 대규모 수주-STX에너지, GS 피인수완료

STX그룹이 해체된 지 8개월 만에 각자 살길을 찾아 경영정상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각 계열사는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매각절차가 완료되거나 새로운 주인을 맞아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

그룹 지주회사에서 종합상사로 성격이 바뀐 ㈜STX (7,980원 ▼80 -0.99%)는 채권단의 출자전환 허용으로 상장폐지를 모면하게 돼 경영정상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STX 지난해 9월 말 현재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되지만 금융위원회의 승인으로 이달 중 출자전환이 완료되면 자본잠식을 벗어나게 된다. 이로써 상장유지가 가능해졌다.



㈜STX는 지난달 서충일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주요 임원인사까지 단행해 '서충일 체제'를 맞았다. 범양상선 출신 서 사장은 ㈜STX 기획조정부문 사장 등을 지내다 지난해 10월 채권단 요구로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전문경영인 자격으로 3개월 만에 복귀했다.

GS 옷으로 갈아입은 STX에너지는 지난달 말 매각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GS가 인수대금 5649억원을 완납한 것이다. GS는 STX에너지의 사명을 GS이앤알로 바꾸고 신임 대표에 하영봉 사장을 임명하는 등 본격적인 경영에 재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7월 계열사 중 가장 처음으로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STX조선해양 (0원 %)은 최근 자율협약 이후 처음으로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12월 정성립 사장 취임 이후 중형선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회사는 동형선의 추가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룹주 주가도 날개를 펴고 있다. ㈜STX가 상장폐지를 모면하게 됐다는 소식에 지난 6일 주가는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STX엔진 (14,030원 ▲40 +0.29%)STX중공업 (16,100원 ▲60 +0.37%) 주가는 최근 3거래일 동안 20% 가까이 올랐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인 팬오션(옛 STX팬오션 (4,815원 ▲170 +3.66%))은 지난 5일 M&A(인수·합병) 추진을 위한 매각주간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서울중앙지법은 팬오션의 매각신청을 허가했고 같은 달 18일 매각공고를 내고 매각주간사를 가리는 절차에 들어갔다. 해운업계에서는 매각주간사가 선정됨에 따라 팬오션의 주인을 찾는 작업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STX중공업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보다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한다. 채권단은 STX중공업 일부 사업을 매각하고 STX엔진과 합병을 검토하는 등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나서라고 주문한 상태다. STX중공업이 채권단에 제시한 경영계획이 다소 미진하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채권단은 STX중공업 측에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부 사업을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STX 브랜드를 더이상 사용하지 말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사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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