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을 앞둔 지난달 31일 서울 소재 모대학교 기숙사 로비에 입주하는 학생들의 짐이 쌓여 있다./사진=신현식 기자
서울 등 수도권 주요 대학의 기숙사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한 학기 기숙사비가 100만원을 넘은 건 이미 오래, 하루 2끼의 식사비를 포함하는 경우에는 어느새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학생을 위해야 할 기숙사에 민간자본이 들어와 되레 학생들의 형편을 좀 먹는다는 비판이 반복되고 있다.
"바깥보다는 싸지 않을까." 한달 기숙사비가 50만원을 오가는 최근 '학교 기숙사가 싸다'는 인식도 빛바랬다. 시민단체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가 지난해 수도권 대학생 900명을 조사한 결과 사설 원룸의 평균 월세는 39만5000원으로 기숙사비와 비슷하거나 되레 싼 편이었다.
비싼 비용뿐만이 아니다. 기숙사비가 최소 1학기분 이상을 일괄 납부하는 형태이고, 등록금 납부 등의 시기와 겹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 서울 소재 한 사립대의 경우 2014년 등록금 500여만원에 기숙사비가 200만원을 더 하면 한번에 부담해야 할 돈이 7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립대 기숙사 관계자는 "학교가 한 학기 단위로 운영되다 보니 기숙사도 맞춰 운영되고 있다"며 "한달이나 하루 단위 등으로 비용을 분납 받으면 그것은 게스트하우스나 호텔이나 다를 게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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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처장은 "기숙사는 애초 주거가 없는 학생들을 돕기 위한 시설인데 수익 창출을 특성으로 하는 민간자본을 끌어 들였다"며 "자금이 부족할 때 민자를 끌어들이는 보통의 경우와 달리 대학들은 여유 자금이 있음에도 기숙사 짓는 데까지 굳이 민자를 이용했다"고 평가했다.
학생이 비용을 부담하고 대학이 소유권을 갖게 되지만 학생이 부담하는 비용을 산정하는 근거는 공개되지 않는다. 청년 주거권 운동 단체인 민달팽이 유니온 황수연 주거상담 팀장(25)은 "사립대들은 국공립대가 아니라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기숙사비 책정근거를 공개하지 않는다"며 "이들 대학을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