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 1월 이어 2월 '쾌속 수주'

머니투데이 구경민, 최우영 기자 2014.03.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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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두배 이상 수주-삼성重 70% 늘어-STX조선, 대규모 수주 따내

국내 조선사, 1월 이어 2월 '쾌속 수주'


국내 조선사들이 올 1월에 이어 2월에도 거침없는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신조선가가 8개월 연속 상승세를 타는 등 글로벌 조선업황이 살아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했던 현대중공업 (129,900원 ▲400 +0.31%)은 올 2월 상선 15척과 해양 FPU(부유식 원유·가스 생산설비) 1기에 대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수주 규모는 14억 달러에 이른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올 1~2월 총 46억달러의 수주를 따내 지난해 같은 기간에 22억달러의 수주를 올린 것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성과를 이뤄냈다.



세계 최초로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를 건조했던 삼성중공업 (9,890원 ▲60 +0.61%)은 지난달 FLNG 분야에서 또다시 대규모 수주 소식을 전했다.

삼성중공업은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PETRONAS)로부터 FLNG 1척을 약 14억7000만 달러 규모에 건조하기로 지난달 14일 계약을 체결했다. 연간 150만톤의 LNG를 생산할 수 있는 이 설비는 오는 2018년 말레이시아 동부 로탄(Rotan) 가스전에 설치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올 1월에 초대형 컨테이너선 5척(5억8000만 달러)을 수주해 현재까지 총 20억5000만달러의 수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에 12억 달러의 수주를 한 것과 비교하면 70.8%나 늘어난 수치다.

대우조선해양 (31,650원 ▼900 -2.76%)은 지난달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과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8척 등 총 10척을 8억4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지난 1월에는 VLCC 2척과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2척 등 총 4척을 6억달러에 수주해 현재까지 총 14척, 14억4000만달러의 수주를 올리고 있다.

특히 채권단과 자율협약 이후 침체됐던 STX조선해양 (0원 %)이 지난달 7만4000DWT급 탱커를 대거 수주해 수주실적에 청신호를 밝혔다.


STX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 싱가포르 선사인 나빅8과 7만4000톤(DWT)급 탱커 12척(옵션 4척 포함), 6200억원 규모 수주계약을 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7월 경영악화로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뒤 수주 제약을 받아왔으나 지난달 19일 채권단이 1조8000억원 추가자금 지원을 결정한 직후 수주에 성공했다.

1월 10억달러를 수주하며 현대중공업에 이어 2위에 올랐던 성동조선해양은 지난달에도 옵션행사에 따른 MR탱커 2척을 수주했다.

또 신규 수주가 증가한데다 새로 배를 짓는 지수를 뜻하는 '신조선가'가 8개월 동안 상승세를 타면서 조선업황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2년 11월 126에 머물렀던 선가지수는 지난 1월 135까지 회복 했다. 이에 따라 선가지수는 2013년 5월부터 8개월 연속 논스톱 상승했다. 8개월 연속 선가가 상승한 것은 지난 2008년 초호 황기 이후 처음이다. 이 때문에 업황 회복세의 지속 여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8개월 연속 선가가 상승한 것은 의미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나 물동량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어 업황이 본격적으로 살아났다기 보다 바닥을 찍고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올해 조선해양 분야의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12억 달러 증가한 250억달러로 잡았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각각 20억 달러, 15억 달러를 더 높여 150억 달러, 145달러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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