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호가 올리기 과열…서울 1주일새 0.13%↑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4.03.02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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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원, 전셋값 18개월째 상승…매매가 6개월째 오름세

집주인 호가 올리기 과열…서울 1주일새 0.13%↑


 "급매물은 나오기가 무섭게 팔리죠. 하지만 요즘 부동산 시장이 좋아진다고 하면서 집주인들이 물건을 싹 거둬들였기 때문에 거래가 없어요."(서울 서초구 반포동 R 공인중개소 대표)

 주택 시장 정상화의 일환으로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천정부지 치솟는 전세가에 피로감을 느낀 임차인들이 매매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집주인들의 호가 올리기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2일 내놓은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매매가격은 지난달 대비 0.20% 오르며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선 1.18% 상승했다. 부동산114도 지난 한 주간(2월24일~28일) 아파트 매매가는 서울이 0.13% 상승했고 신도시, 수도권이 각각 0.03%, 0.02% 올랐다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2009년 9월 첫째 주(매매가 변동률 0.14%) 이후 가장 높은 주간 변동률이다.

 감정원 관계자는 "시장 회복세가 이어져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가 증가하고 전세가 상승에 따른 매매전환 수요 증가 등으로 거래량 증가와 가격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호가만 오르고 실제 매매 거래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전셋값이 79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전세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전셋값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하지만 매매가 상승폭에는 비할 바가 못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월 전세 가격은 전달에 비해 0.49% 오르며 18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2월24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대비 0.25% 올라 2월 한달간 매매가격 상승폭(0.20%)을 웃돌았다.

 매매가격이 오른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가 드물기 때문에 호가만 오르고 실질적인 거래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게 서울 시내 공인중개업자들의 지적이다.


 서울 강동구 상일동 S공인중개소 대표는 "문의가 늘긴 했지만 실제 거래가 성사된 경우는 거의 없다"며 급매물이 나가면서 거래가 증가한 것처럼 보여질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집주인들이 일제히 호가를 올리면서 오히려 거래가 더 줄었다"고 말했다.

 부동산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경매시장에서도 매매가 상승 분위기는 확인하기 어렵다.

 집을 싸게 사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집값 반등과는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를테면 경매시장에 나온 금천구 벚꽃로18길 36 '진도' 84.84㎡(이하 전용면적)의 3회차 감정가는 2억8000만원, 최저가는 1억7920만원(64%)으로 해당 아파트 전세시세(1억7500만~1억9000만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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