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배분이 중요할 때…지나친 분산은 독(毒)

머니투데이 장기봉 SK증권 신탁팀 Wrap운용파트장 2014.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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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장기봉 SK증권 신탁팀 Wrap운용파트장↑장기봉 SK증권 신탁팀 Wrap운용파트장


최근 주식 시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한 마디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장기적 자산배분 측면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고민을 해결하려면 최근의 글로벌 경기 상황과 자산운용 측면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로 17개국의 OECD경기 선행지수는 2013년 초부터 지난 1월까지 우상향 커브의 정점을 향했고, 미국 고용여건(풀타임 근로자수)도 2012년 말을 기점으로 고점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국내 주식 상황도 그리 나쁘지 않다. 수급 여건에 있어 뱅가드와 ishares같은 대형 ETF 자산운용기관의 신흥국 매도, 특히 한국에 대한 매도 규모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도 가시적인 성과가 미진해 올해 글로벌 자금 순유출이 2조원에 달해 과도한 엔화 약세 국면이 진정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들의 코스피 순매수 전환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국내 증시의 2014년 외국인 수급 상황도 양호하다. 우선 외국인의 현물 포지션은 약 2조66000억원 순매도 상태지만(지난 26일 기준), 선물은 12월 만기 이후에 설정된 숏(Short) 포지션이 대부분 해소된 상태다.

시장 전체 미결제약정이 약 12만 계약인데 통상적인 롤오버 물량인10만 계약 내외가 롤오버된다고 가정할 때 3월 선물 만기까지 수급에 영향을 주는 물량은 2만 계약, 금액으로는 약 2조8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3월 중에는 현선물 수급이 전체적으로 중립 또는 순매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으로 사회 복지 및 안정망 강화, 벤처창업 활성화와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가계 부채, 전세값 상승 등 내수기반을 제한하는 요인들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IT, 문화관광, 농림수산, 교육, 에너지, 보건, 금융 섹터들이 증시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주식의 경우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대두로 최근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기록적인 한파 영향으로 경제지표도 예상치를 하회하고 있지만 기업경기 측면에서 M&A(인수합병) 증가로 증시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머징 마켓은 사정이 좋지 않다. 중국 PMI 제조업 지표 부진 등 체감경기 둔화 우려 속에 3월에 열릴 전국인민대표회의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어 기대 GDP성장율이 7%대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채권시장의 경우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가 지속되는 한편 글로벌 경기 부진 여파로 장기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흐름 지속, 글로벌 공적연금의 위험자산 투자 비중 확대 등에 따른 금리 상승기조를 감안하면 점진적으로 투자비중 축소 내지는 추가 투자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은 선진국 기업들의 기업 신용도 개선과 현금 창출 능력 확보 등으로 부도율이 1% 미만으로 내려가 수익성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채권 시장은 우량기업의 회사채나 하이일드 중심으로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실물자산의 경우 달러 강세 흐름에 따라 투자 매력과 투기적 수요가 줄어든 금보다는 완만한 회복세를 띄고 있는 부동산시장 사이클을 감안할 때 선진국 리츠(REITs)투자나 인프라펀드 등이 자산 배분의 대안으로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올해도 채권보다는 주식, 주식 중에서도 미국·유럽과 같은 선진국 주식, 이머징 중에는 한국시장이 유망하다. 채권은 선진국 하이일드면 충분하고, 조금 더 분산된 투자를 원하는 경우에는 선진국 리츠에 일부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한 포트폴리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산투자는 필요하지만 지나친 분산은 오히려 큰 기회비용을 낳을 수 있는 요즘의 시장판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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