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사장, 경쟁사 부스 이례적 참관…왜?

머니투데이 바르셀로나(스페인)=이학렬 기자 2014.02.2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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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014]40분간 화웨이·ZTE·레노버·소니·노키아 등 경쟁업체 둘러봐…위기의식 때문인듯

화웨이 부스를 둘러보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 사진=이학렬 기자화웨이 부스를 둘러보는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 / 사진=이학렬 기자


신종균 삼성전자 (75,700원 ▲2,200 +2.99%) IM(IT&모바일)부문 사장이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4’에서 이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해 경쟁사 부스를 둘러봤다.

최근 부상하는 화웨이, ZTE, 레노버 등 중국업체는 물론 노키아, 소니 등 옛 스마트폰 강자들도 모두 둘러봤다. 파이어폭스폰을 내놓은 모질라재단 부스도 참관했다.



신 사장은 24일(현지시간) 오후 3시30분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4 전시관을 찾았다.

신 사장은 삼성전자 전시관을 둘러본 후 삼성전자 주변에 있는 다른 기업의 전시관으로 향했다. 첫번째 향한 곳은 LG전자. 잠깐 둘러본 후 신 사장은 화웨이에서 여러가지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신 사장은 이후 소니, 노키아, 레노버, ZTE 등 삼성전자와 같은 홀3에 있는 단말기 제조사를 모두 참관했다.

신 시장은 칩셋업체인 퀄컴에 갔고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 OS(운영체제)에도 관심을 보였다. 홀3에 있는 경쟁사를 둘러보고 나온 시간은 오후 4시10분. 이례적으로 40분을 경쟁사를 둘러보는데 쓴 셈이다.

신 사장은 다른 회사 부스를 참관한 이유에 대해 "그냥 옆에 있으니까 들린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하지만 MWC에 온 신 사장이 이동통신사를 둘러보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처럼 경쟁사를 모두 둘러보는 경우는 드물었다. 특히 이번에는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는 전혀 가지 않았다. 이동통신사는 가지 않고 경쟁사만 간 이유를 묻는 질문에 "사업자는 이미 만나고 왔다"고 답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밤 8시 언팩을 통해 ‘갤럭시S5’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 사장은 "잠깐 짬(시간)이 나서 들린 것"이라며 "아직 언팩 장소에는 가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오전 내내 이동통신사와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한 뒤 언팩 장소도 가지 않고 경쟁사의 제품을 둘러본 것이다. 올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쟁사의 움직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신 사장은 경쟁사 부스를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한 1위지만 언제든지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실제로 화웨이, ZTE 등 중국업체는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고 레노버는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시장이 녹록치 않다”며 “'졸면 죽는다’는 말은 옛날 얘기이고 지금은 ‘굼뜨면 죽는다’라고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신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낮게 보는데 그러면 안된다”며 “중국 기업은 성장 속도도 빠르고 앞으로 더 잘 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을 경계했다. 이날 신 사장은 화웨이, 레노버, ZTE 등 중국기업에서 머무른 시간이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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