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은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나 기업협찬을 받아서 진행하는 대규모 공연 보다는 세종문화회관 자체공연과 서울시 자치구와의 연계공연에 힘을 실으며 소규모 공연에 주력하고 있다. 2012년 부임 당시에도 "기업협찬에 의존하지 말고 시민을 위한 소박한 공연을 기획하라"며 그다지 기업 친화적이지 않은 입장을 보였다.
원론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구체적이지 않다. 사장의 운영 방침도 바뀔 수 있지만 고심 끝에 나온 방안 치고는 창의적이지도 않다. 세종문화회관 올해 예산은 379억8200만원으로 지난해(451억9100만원)에 비해 약 73억 원이 줄었다. 운영에 차질이 생겼으니 다급할 만하다. 지난해 2월 구성된 재원조성TF팀이 지난 4일부터는 '문화재원팀'이라는 정식부서가 되어 기업협찬을 끌어내거나 공동사업 추진계획을 세우는 등 예산을 늘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전경련도 올해 경제활성화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기존 대기업·제조업 중심에서 서비스 분야 기업 및 중견기업, 신산업분야 업종단체, 문화예술기관 등으로 회원사를 넓히기로 했다. YG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 하나투어 등도 가입을 독려해 최근 회원사가 됐다.
기업 간, 혹은 기업과 공공기관 간에 손잡을 기회와 여건은 갖춰지고 있다. '공공예술기관의 최초 전경련 가입'이라는 타이틀보다 문화예술과 기업이 만나 시너지를 내는 좋은 선례를 남겨야 다른 문화예술 기관에도 기회가 더 확장될 것이다. 세종문화회관이 그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을지 이제부터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