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춘완은 중국의 국가방송국인 CCTV(China Central Television)에서 만든 설 특집 프로그램의 공식 명칭 '춘절연환만회'(春節聯歡晩會)의 줄임말이다. 이 프로그램은 섣달 그믐날 밤 8시에 시작하여 자정을 지나 끝나는 것이 특징이다. 해마다 설이 되면 중국인들은 전국 각지에서 흩어져 사는 가족들이 다 고향으로 모여 함께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 제야를 쇠는 풍습이 있다. 보통 이때 모처럼 모인 대가족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너도나도 즐겨보는 것은 바로 이 춘완이다. 다시 말하면 춘완이 없는 중국인들의 설 명절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러면 춘완의 시청률은 어느 정도인가? 며칠 전 CCTV의 발표에 따르면 그믐날 당일 밤 전국적으로 총 202개의 방송국이 실시간으로 춘완을 방송하였고 시청률이 30.98%로 기록되었으며 시청자 수가 7억400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춘완의 중요성이 이 정도이다 보니 해마다 13억 인구의 비위에 맞게 춘완을 잘 만드는 것은 CCTV의 중임뿐 아니라 전 국민이 관심을 갖는 범국가적 큰 미션이다. 훌륭한 춘완을 만들려면 창의력과 기획력이 뛰어난 총감독이 필수적인데 2014년 춘완은 중국의 저명한 영화감독인 펑샤오강(馮小剛)이 연출을 맡았다. 코미디 풍의 영화를 잘 만들기로 유명한 펑샤오강 감독을 기용한 데에는 전 국민에게 유쾌한 웃음을 많이 선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 달라는 CCTV의 속셈이 있었던 것이다.
전반적으로 시청자들은 2014년 춘완에 대해 "비용을 절감하고 낭비가 적어 좋았다", "그림자 무용극과 같은 새로운 장르를 볼 수 있어 좋았다", "여심과 남심을 흔들 수 있는 이민호와 소피 마르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등 '너그러운' 평가를 내놓았다. 물론 "웃기는 재담이나 콩트가 적어 유감이다", "노래와 춤에는 별로 새로움이 못 느껴졌다"는 악평도 적지 않았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이 중 특히 네티즌들이 하이라이트로 뽑은 것은 바로 롱다리오빠 이민호의 등장이었다. 최근 드라마 '상속자'로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민호는 춘완이 방영되기 전부터 출연한다는 소식으로 화제였고 그의 무대가 끝나고 나서는 더 난리였다. 많은 여성팬이 "이민호를 보려고 춘완을 기다렸다"며 "이번 춘완에서 이민호가 없었다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고까지 할 정도다. 이로 보아 한류스타가 중국 진출을 순탄하게 하려면 춘완이 절호의 기회이지 않을까 싶다.
춘완은 이미 중국인들의 새로운 설 명절 풍습이 된 만큼 앞으로도 상당 기간 그 위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할 것이다. 의식으로서의 농후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 이 프로가 국민들의 막대한 기대와 엇갈린 평가 속에서 훌륭하게 성장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