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리포트]피고는 '예, 아니오'로만 답하시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4.02.0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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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

[베스트리포트]피고는 '예, 아니오'로만 답하시오


4일 머니투데이가 선정한 오늘의 베스트리포트는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의 '김도현의 스윙매매: 피고는 '예..아니오'로만 답하시오'입니다.

이 보고서는 천편일률적인 시황 보고서 스타일을 버리고 글로벌 투자자와 코스피의 문답 형식으로 리포트를 작성해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최근 인기를 끈 영화 '변호인'의 검사와 피고의 문답에서 착안, 코스피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어떤 오해를 받고 있는지를 흥미로운 형식으로 풀어냈습니다.



특히 코스피가 이머징 마켓과 선진시장 사이에서 애매한 입장에 처한 상황을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다음은 보고서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보고서 원문보기☞삼성증권_김도현의 스윙 매매_104846.pdf



글로벌 투자자: 피고는 아르헨티나, 터키, 베네수엘라,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른바 신흥시장으로 분류돼 있는 게 맞지요?

코스피: 그렇긴 한데 저는 그 친구들이랑 별로 친하지도 않고 기초체력부터 무지하게 차이 납니다.

[베스트리포트]피고는 '예, 아니오'로만 답하시오
글로벌 투자자: 피고인은 예면 예, 아니오면 아니오로만 답하시오. 피고는 이머징 마켓입니까 선진시장입니까.


신흥시장 위기에 직면한 코스피는 이머징 마켓보다는 선진시장 쪽에 가깝다고 우기는 편이 신상에 이로운 상황이 됐다.

한국시장은 이미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됐고 경상수지는 흑자인데다 외환보유고도 매우 풍부하다. 현재 외환위기 가능성이 부각되는 국가들이 주로 자원 수출국인 반면 한국경제의 펀더멘탈은 이들 국가들처럼 원자재 가격에 연동돼 있지 않다.

따라서 코스피의 변호인은 다음과 같이 논증할 수 있다. '지금이 어느 때인데 외환위기 때나 통할 이분법적 논리로 코스피를 심판하려 드는가' 하지만 이에 글로벌 투자자는 "이번에 위기에 처한 국가들과 한국 주식시장은 글로벌 경기 사이클 면에서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왔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반박한다.

실제로 원자재 가격을 지수화한 S&P 골드만삭스 상품지수와 코스피의 연간 수익률 추이를 비교한 차트를 보면 코스피와 원자재 지수의 수익률 추이는 2005년부터 뚜렷한 동조화를 보였다.

검사는 "코스피가 선진 시장이라면 달러화의 강세와 원자재 가격 약세가 호재로 작용해야 한다"며 "하지만 코스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으며 신흥시장 위기로부터 자유롭지 않은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한 시각에서 자유로운 시장이 맞냐"고 코스피를 몰아세운다.

영화 '변호인'에서 멀쩡한 시민이 공산주의자들의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공산주의자로 몰리는 것처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 코스피에 대한 판결은 일단 '유죄'라는 시각이 우세해 보인다. 한국 시장과 이들 신흥시장을 비교하는 것 자체는 어불성설이나 글로벌 시장의 이같은 인식과 분위기를 쉽게 반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억울함을 반드시 밝혀지는 법. 왜곡된 분위기를 이겨낼 인내심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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