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관점의 투자마인드가 필요한 시점

머니투데이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팀장 2014.02.03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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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

↑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팀장↑김창연 신영증권 고객자산운용팀장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외국인의 움직임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어떤 이벤트가 발생하면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에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예의주시하게 된다.

지난 여름 벤 버냉키 의장이 테이퍼링을 언급한 이후 신흥국발 위기설이 계속 언급되고 있는데 한국 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까 노심초사다. 외국인이 사면 증시가 오르고 팔면 내린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한국 증시전문가들이 증시에 대해 언급한 때 외국인의 동향에 대한 분석이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왠지 외국인은 항상 먼저 움직이고 우리는 매번 뒷북을 치는 느낌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우리가 모르는 그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외국인 투자자와 우리는 어디서 차이가 나는 것일까?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외국자본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그 덕에 한국의 자본시장도 많이 세련돼졌다. 리서치센터에서 발간되는 자료의 수준은 외국계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외국인 전문가를 만나 봐도 금융지식이나 이론적인 측면에서 뒤쳐진다는 느낌은 못 받는다. 우리가 한국 시장에서 접하는 외국인 투자자는 세계를 무대로 투자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있어서 한국은 여러 투자 대상 중 하나에 불과하다. 결국 국내 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글로벌한 시각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의 내용에 대해서는 한국인 애널리스트나 투자자가 외국인보다 더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한국의 투자자들은 현대자동차, 토요타, 포드를 놓고 어느 주식이 더 매력적인가를 고민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대다수의 한국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만을 대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 내에서 최선을 선택한다.

애널리스트 역시 그러한 수요를 맞춰 분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하더라고 삼성전자를 분석할 때 애플과 비교하고 네이버는 텐센트, 페이스북을 비교하면서 넓은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러는 과정에서 통찰력도 발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더욱 잘 이해하고 그들보다 뒤떨어지지 않는 투자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증권사·운용사는 외국 유수의 글로벌화된 경쟁사들과 비교해 불리한 여건임은 업계 종사자들이라면 누구나 느낄 것이다. 금융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며 신뢰는 도덕성과 전문가로서의 탁월함을 갖추었을 때 얻을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금융전문가들에게 글로벌 관점의 정보분석 능력은 필수적인 요건임에 틀림없다. 한국 경제는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 이미 도래했다.

인구증가가 정체되고 그래서 더더욱 고령화 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해외투자에 대한 필요성은 더 절실하다. 비록 한국 주식만을 투자대상으로 하더라도 단순히 외국인의 동향에 관심을 갖는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각에서 투자기회를 발굴하려는 자세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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