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광고, 기억나는 건 'LTE'와 '광대역' 뿐?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4.02.0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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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야담-7]1년 광고집행비 2650억, 공감대·차별화 실패 지적도…속도전 계속될 듯

편집자주 고에는 삶이 있습니다. 재미와 웃음, 감동이 있고 성공과 실패도 있습니다. 단순히 널리 알린다는 의미를 뛰어 넘는 광고 현장 속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야담'에서 '야'는 '밤야' 일수도 '들야' 일수도 있습니다.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든 현장에서의 이야기든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의미입니다.

'2650억원'

지난한 해 이동통신사들이 TV, 라디오, 신문, 잡지를 통해 집행한 총 광고비다. SK텔레콤 (51,300원 ▲300 +0.59%)이 1022억원, KT (34,500원 ▲400 +1.17%)가 863억원, LG유플러스 (9,780원 ▲30 +0.31%)가 765억원이다. 지난해 500개의 기업들 중 이통3사는 광고 집행비 순위가 각각 2위, 5위, 6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광고를 내보냈다. 인기 프로그램의 시작 전과 끝난 뒤에 붙는 프라임 시간대는 주로 이통사들의 광고들로 채워진 셈이다.

통신사 광고, 기억나는 건 'LTE'와 '광대역' 뿐?


하지만 이들 중 뚜렷이 기억에 남거나 인상적인 광고는 얼마나 될까. 그나마 KT가 국악이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도입하고 국악소녀인 '송소희'를 모델로 발탁해 신선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통사들은 지난해 내내 '빠른', 'LTE', 'LTE-A'만 외쳤다. 하반기부터는 '광대역'이라는 단어를 추가했다. 이들 모두 기술적인 용어로 일반 소비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 쉽게 말해 LTE는 3세대 이동통신(3G)보다 속도가 빠르고, 'LTE-A'는 LTE보다 두 배 더 빠르다. 광대역도 상대적으로 넓거나 빠른 대역을 말한다.

통신에 있어 속도는 중요하다. 통신사들이 광고를 통해 '빠르다'는 이미지 포지셔닝에 주력하는 이유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하고 전달 방식에 있어 차별화 요인이 없다는 지적도 많다. 일부 통신사는 많은 돈을 쏟아 부었지만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모델이 누구였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이와는 반대로 16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회자되는 광고도 있다. 1998년 너도 나도 전국 곳곳 잘 터진다고만 광고를 할 때 SK텔레콤은 모델 한석규를 통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땐,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카피로 차별화를 꾀했다. 당시 '잠시 꺼두셔도 좋다'는 접근 방식도 신선했지만 그 이유가 외진 산사에서도 잘 터지기 때문이라는 메시지 전달도 정확했다.

이통사들의 속도전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연말에나 상용화가 가능한 3개 LTE주파수(LTE보다 4배 빠른)서비스를 놓고 벌써부터 세계 최초 시연 성공 등을 내세우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 LG유플러스는 최근 유명 뮤지션인 '지드레곤'을 모델로 기용해 'LTE 8'이라는 '광대역LTE'브랜드 런칭 광고를 시작했다. SK텔레콤도 배우 하정우 대신 다른 모델을 발탁해 조만간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광고를 흔히 '15초의 예술'이라고 한다. 상품의 이미지와 정보를 짧은 시간 내에 함축적으로 잘 전달하되 세련된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올해는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광고들이 통신업계에서도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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