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돈 많이 쓰는 관광객, 중국인·일본인 아닌…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4.01.23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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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찾은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 씀씀이 봤더니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관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관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지난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천만 명을 돌파했다.

엔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보여 일본 관광객이 줄었지만 대만과 중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해 숫자와 1인당 지출액 모두 일본인 관광객을 추월했다.

서울연구원(원장: 이창현)은 23일 '서울관광의 질적 내실화 방안'(정책리포트 제158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서울 외국인 관광객의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9.3% 늘어난 1217만5550명으로 그 중 서울 관광객수는 1004만5000여명으로 추산돼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었다.

일본인 관광객은 대폭 줄어들었으나, 중국인 관광객 수가 꾸준히 증가해 최초로 일본인 관광객 수를 추월했다. 평균 체류일수도 5.4일로 2007년(4.8일)보다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관광 중 지출한 1인당 총 경비는 평균 141만1000원으로 2007년 조사된 평균 73만8000원보다 약 두 배 가량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대만관광객이 1인당 145만6000원을 지출해 씀씀이가 가장 컸고 중국인(144만5000원), 일본인(139만8000원) 순으로 지갑을 열었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쇼핑(54만3000원)과 숙박비(48만7000원)에 가장 많은 비용을 할애했다. 나라별로 홍콩 관광객은 쇼핑(86만원), 일본인은 숙박비(63만원) 지출이 컸고 중국인은 오락비(85만원), 미주권 관광객은 식음료비(38만원) 지출 비중이 컸다.

숙박시설별로는 고급 관광호텔보다는 저렴한 일반호텔 등 중저가 숙박시설 이용률이 높아졌고 특히, 호텔급 외의 숙박시설 중 게스트하우스나 유스호스텔 같은 저가 대체 숙박시설 이용률이 10.3%로 2007년(2.3%)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관광지역별로 남대문와 동대문, 이태원 등 대표관광지의 방문율은 감소한 반면 홍대 일대와 북촌, 삼청동, 청와대, 압구정과 신사동, 강남역 일대 등이 신흥 관광지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서울연구원이 관광객들의 서울 관광경험을 바탕으로 질적 평가한 결과 교통혼잡, 상품강매, 비싼 물가, 관광정보 부족, 숙박예약 등이 개선이 시급한 부분으로 조사됐다.

외래 관광객의 서울 방문 만족도는 평균 3.66점으로 2009년(3.62점)보다 다소 향상됐으나 언어소통(3.35점)과 길거리 판매(3.39), 안내표지판(3.48), 택시서비스(3.50) 순으로 불만이 높았다. 하지만 이 중 언어소통을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은 2009년 만족도 조사보다 다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기용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서울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가 열린 만큼 서울의 관광 자원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만을 개선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질적 내실화에 정책적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2012년 서울시내 관광사업체 수는 7225개로 전년 대비 7.2% 늘다. 서울에서 개최된 국제 회의 건수도 2006년 89건에서 2012년 253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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