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해외공사 계약유지… 법정관리 조기졸업 청신호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14.01.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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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불구 18개 해외공사 계약유지 확정, 기업회생 작업 탄력받을 듯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쌍용건설 (0원 %)의 법정관리 조기졸업에 청신호가 커졌다. 법정관리에도 3조원에 달하는 18개 해외공사 모두 계약을 유지하는데 성공해서다.

 쌍용건설은 17일 현재 시공 중인 해외공사 발주처들과 계약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외국 발주처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건설업체와 계약을 유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김석준 회장과 쌍용건설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방증이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지난 주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직접 방문, 정부와 민간 발주처 고위 관계자들과 공사계약 유지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 등 발주처 관계자들은 쌍용건설이 현장을 완공하는 것이 서로 윈윈(Win-Win)이 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발주처는 현장에만 사용하는 조건으로 공사비 지급 횟수를 월 2회로 늘리거나 성공적으로 완공할 경우 추가 인센티브 부여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쌍용건설이 지난해 싱가포르 정부 발주공사 전체 현장평가에서 1위에 선정될 정도로 시공능력이 우수한 점과 오랜 기간 동안 쌓아온 발주처들과의 신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쌍용건설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만 약 2조원 규모의 총 7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조만간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에서 진행 중인 공사현장도 방문할 예정이다. 이곳 발주처들과도 이미 계약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지만 관계유지 및 현장관리를 위해 직접 방문하기로 했다.

 쌍용건설은 기존 해외공사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신규 해외공사 수주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법정관리로 신용보증을 받을 수 없어 직접 수주는 힘들지만 컨소시엄 등을 통해 간접 수주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법정관리로 지연된 신규 프로젝트부터 수주에 나설 예정”이라며 “100% 지분을 갖기는 힘들지만 컨소시엄으로 지분을 나누고 협력업체가 신용보증을 받으면 신규 수주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의 핵심인 해외공사를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쌍용건설의 기업회생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관계자는 “쌍용건설의 경영 정상화는 주력 사업인 해외공사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법정관리로 해외공사 계약해지가 우려됐는데 계속 공사를 진행할 수 있게 돼 경영 정상화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건설은 채권단의 추가 자금지원 불발로 유동성이 악화되자 구랍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법원은 불과 10일 만인 지난 9일 법정관리 개시 결정을 내렸다.

 당시 법원은 "해외 건설 사업이 많은 쌍용건설의 특수성이 국가 신인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속하게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며 "채권금융기관과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면서 패스트 트랙 방식으로 회생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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