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스포츠브랜트 헤메라를 창업한 박준성씨
농구에 빠져 살던 고등학생 박씨의 불만은 고가의 스포츠용품이었다. '싼 농구복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호찌민 RMIT(로열멜버른공대)에 입학 이후 하나둘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옷감을 고르는 일부터 제품을 만드는 일까지 현장을 뛰어다니면서 해결했다. 농구장을 찾아 아이들에게 "우리 옷을 입어볼래?"라며 마케팅을 했다. 고객이 원하는 방향이 있으면 다시 제품을 디자인해 보여주기도 했다.
베트남 SSIS 학생들이 헤메라 제품을 입고 있다. /박준성씨 제공
박씨의 2014년 목표는 호찌민 시내에 오프라인 매장을 여는 것이다. 상권이 겹치지 않는 좋은 자리도 구했고 재고와 제품이 어느 정도 쌓이면 고객에게 제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한다.
박씨는 "'헤메라 센터'를 만들어서 가능성 있지만 가난한 친구를 운동선수로 키우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과거 1990년대 매년 겨울을 뜨겁게 했던 '농구대잔치'를 베트남에서 재현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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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갖고 싶었던 것들을 모두 담았어요"
호찌민 푸미흥 지구의 고급 유치원 '리틀지니어스'를 운영하는 장승호 대표(36)는 2009년 자신의 아이를 위한 유치원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2~3달 동안 시장조사 끝에 현지 베트남 아이와 한국인 등 10여개국의 외국아이가 함께 다닐 수 있는 리틀지니어스를 만들었다.
장승호 리틀지니어스 대표
리틀지니어스 3층 장 대표의 사무실 책장엔 만화캐릭터 피규어가 나란히 서있다. 현지에서 보기 힘든 교구와 놀이기구들로 각 층을 채웠다. "어린 시절 갖고 싶었던, 가지고 놀고 싶었던 것들을 다 넣고자 했다"는 장 대표의 말대로다.
장 대표의 고급화 전략은 현지 기업 사장,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의 아이가 찾는, 연매출 3억~4억원대의 유치원을 탄생시켰다. 성장세에 있는 베트남 상류층의 높은 교육열도 리틀지니어스의 성공에 일조했다.
그는 현재의 성공을 넘어 새로운 유아 교육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과학 및 창의성을 위한 '브레인 센터'와 신체발달을 위한 '피지컬 센터'를 접목시킨 교육 인프라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장 대표의 명함엔 '起業家'라는 표현이 들어있다. '회사를 관리하고 운영한다'는 의미의 기업가(企業家)가 아닌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회사를 일으킨다는 의미. 기업가정신을 다짐하는 뜻에서 명함에 새겨 넣었다고 한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기회가 많다"
최광일씨
울산대 조선해양학과 출신인 최광일씨(25)는 전공을 못 살리는 현지 IT전공자를 국내 중소기업과 연결해 주는 소프트웨어 아웃소싱 협력센터를 만들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최씨를 캄보디아에 데려온 아이템은 태양열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막상 현지에 오고 보니 에너지 사업은 초기자본이 막대하게 필요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장조사 도중 뎅기열까지 앓았다.
제로에서 시작한 최씨는 연 1000명의 IT관련 학과 졸업생 중 고작 13%만 전공 관련 일을 하는 현지 사정에 눈을 돌렸다. 이들을 한국 기업의 요구에 맞게 재교육하고 일자리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안강석씨
여러 아이템을 고민하던 중 안씨는 현재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요구르트 과일빙수 사업 '스노우 망고'를 만들기로 했다. 안씨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모바일 개념'을 더할 계획이다. 캄보디아 전국을 돌아다니는 트럭 개념의 요구르트 빙수 체인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최씨와 안씨, 두 사람은 당초 1년 동안 해외체류를 지원하는 GYB 프로그램과 무관하게 앞으로 3년동안 현지에 남기로 했다. 짧은 '창업 경험'이 아니라 스스로 아직 발굴되지 않은 현지의 '원석'같은 기회를 좇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