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리는 글로벌 통화정책, 한국은 중립

머니투데이 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 2014.01.0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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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윤여삼 KDB대우증권 채권팀장


글로벌 경기회복의 양극화로 인해 각국의 통화정책도 다양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복합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공조가 마무리되고, 각국의 경제여건에 맞춘 독립적인 통화정책 실시의 시대로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FOMC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기존 월 850억달러 규모에서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는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을 단행했다.



12월 중 ISM 서비스업과 기존주택판매, 물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표가 예상을 상회하며 미국 경기의 강한 회복세를 입증하고 있다. ADP 민간고용도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은 23만8000건 증가해 1월 말 예정된 FOMC에서 추가로 양적완화 축소의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반면 유럽은 11월 ECB가 깜짝 금리인하를 단행한 이후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 제조업 PMI가 기준선인 50포인트 위에 머물며 상대적으로 경기부진이 완화되고는 있지만 안정적인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그 외 국가간 경제지표가 엇갈리며 경기개선 기대가 약화될 우려가 높다. 또 디레버리징의 구조적 부담이 여전히 높고,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유럽의 통화정책 완화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의 경우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BOJ의 공격적 양적 완화가 진행 중이다. '세 개의 화살'로 대변되는 아베노믹스 정책을 실시한지 1년이 경과하며, 논란이 많았지만 현재까지 아베노믹스에 대한 평가는 절반 이상의 성공으로 논의되고 있다.

정책 의도에 맞게 성장과 물가가 공히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4월 소비세 인상이라는 부담 요인이 남아 있어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정책 또한 각자의 사정에 따라 다양화되고 있다. 12월 중 스웨덴, 헝가리, 대만 등 3개 국가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며 경기회복을 위한 완화기조를 유지했다. 반면 미국 통화정책 환수에 따른 외화유동성 위기 우려가 불거졌던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등은 작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국면에서 한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어느 쪽을 향할지에 대한 시장 고민이 높다. 연초 외국계 증권사의 기준금리 인하전망 리포트에 국내 채권시장이 크게 출렁인 점도 시장의 고민이 얼마나 큰지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시장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한국의 통화정책이 올 한해 상당기간동안 중립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아직 경기회복 강도가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저효과 등이 반영되며 4분기 성장률은 전년 대비 3% 중반을 회복할 전망이다. 1%대에 머무르는 낮은 물가와 가계부채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엔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지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경기 회복 신호는 소비여력 개선을 통한 내수 중심의 완만한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2014년 국내경기가 선진국 경기회복 국면에 맞춰 회복될 것이라는 기조 자체는 유효하다는 점에서 한국은 글로벌 경기회복의 양극화 흐름 가운데 중간적인 위치에 있다고 판단된다. 이에 따라 한국의 통화정책은 올 한해 상당 기간 중립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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