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악재 피하자" 코스닥 바이오·카지노株 강세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4.01.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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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 바이오·카지노주 강세 영향..."변동성 큰 대형주 대신 코스닥에 수급 몰려"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 부진과 높은 환율 변동성에 연초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자 코스닥이 '피난처'로 부각되며 나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8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4.92포인트(0.97%) 오른 509.78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1950선에서 약보합으로 마감한 반면 코스닥은 바이오, 카지노 업종 강세에 힘입어 510선에 바짝 근접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는 특히 바이오주와 카지노주의 랠리가 돋보였다. 오락문화 지수는 3.59% 올랐고 제약 지수는 5.51% 급등 마감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셀트리온 (185,800원 ▲2,900 +1.59%)은 9.47% 급등한 4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이 지난 2일 "최대주주가 매각 주관사인 JP모건을 통해 매수 희망자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영향이다.

그밖에 메디톡스 (151,600원 ▲2,300 +1.54%)도 12.47% 급등한 18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제약 (93,500원 ▲2,100 +2.30%)은 14.67%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씨젠 (21,000원 ▲200 +0.96%)도 6.35% 오르는 등 바이오주가 줄줄이 강세 마감했다.



카지노주도 급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파라다이스 (12,510원 ▼190 -1.50%)는 9.90% 급등한 2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시장에서 강원랜드 (13,940원 ▲90 +0.65%)GKL (12,040원 ▼170 -1.39%)도 각각 3.40%, 6.23% 강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전일 미국 증시에서 헬스케어 주식이 급등하고 카지노주가 신고가를 기록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전일 뉴욕 증시에서는 뉴로크린 바이오사이언시스가 89.69% 급등했고 유나이티드헬스그룹도 3.04% 상승했다. 건강관리제품을 생산하는 존슨앤드존슨도 2.12% 상승 마감했다.

마카오 카지노인 Wynn 리조트는 2.88%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른 카지노 종목인 라스베가스 샌즈도 2.21% 상승 마감했다. Wynn 리조트의 1년 수익률은 66.41%에 달하고 있다.


한용남 동부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미국에서 헬스케어 및 카지노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2월말까지 수립한다고 밝힌 것도 내수 섹터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증시가 장밋빛 전망에 연초 출발했지만 증시가 오히려 급락하자 안전한 주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에서 실적이 양호한 카지노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이같은 주식이 급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87,100원 ▲2,500 +2.96%)현대차 (281,000원 ▲3,500 +1.26%)가 실적과 환율 이슈에 밀리자 수급이 코스닥으로 몰린 영향이 컸다는 견해다. 아울러 코스닥은 12월 중순부터 큰 폭으로 하락하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다.

코스닥은 최근 10거래일로 보면 이틀만 하락하고 전부 상승세를 기록했다. 어느새 투자심리도가 80% 달하는 분위기로 접어든 것이다. 외국인도 신년 들어 코스닥에서 이날까지 4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도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수한 날이 많았는데 저평가 매력을 보고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동부자산운용 한용남 매니저는 "조정을 크게 받은 코스닥 시장 투심이 연초부터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며 "경기회복 기대감은 있지만 아직 대기업의 실적 개선을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코스닥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적이 안 나오지만 기대감 때문에 주가가 오르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용훈 한가람투자자문 펀드매니저는 "대형주에 대한 기대감이 약한 상황에서 코스닥으로 매수세가 몰리는데 실적과 무관하게 오르는 종목은 주의가 필요하다"며 "전체적으로 실적 기대감이 낮기 때문에 차라리 실적 없이 가는 종목에 눈길을 가는 흐름이다"고 판단했다.

한편 경험적으로 정부정책이나 새해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1~2월에는 코스닥이 상승세를 보였다. 2007년 이후 2012년을 제외하면 매년 1월 코스닥 시장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도 2006년을 제외하면 예외 없이 코스닥 시장의 성과가 좋았다"며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정부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번 중소기업 육성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정부정책 관련 개별종목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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